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렬은 이란이 지속적인 공습에도 핵무기 개발의 핵심 요소를 상당 부분 보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이란의 지렛대로 작용하며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 이란 핵 능력, 공습에도 핵심 요소 유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에도 핵 프로그램의 기반을 상당 부분 지켜냈다. 일부 연구 시설과 인프라가 파괴되었지만,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주요 수단은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무기급 농축 우라늄 약 440㎏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그중 절반가량은 이스파한 핵시설 지하 터널에 보관된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파악하고 있다. 우라늄 정광(옐로케이크) 생산 시설이 파괴되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원심분리기와 지하 농축 시설 등 핵 프로그램의 근간은 유지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협상 구도,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
이란의 핵 능력 유지는 협상 구도에서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백악관 출신의 에릭 브루어는 이란이 핵 물질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 당시보다 요구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에서 열린 미·이란 간 협상은 이란이 향후 핵무기 개발 포기 요구를 거부하며 결렬되었다. 이란 정권은 핵 보유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의 보호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40일간의 전쟁, 이란 핵 야심 꺾지 못해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를 전쟁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으며, 우라늄 농축을 '레드라인'으로 강조해왔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포르도와 나탄즈 농축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하고 이스파한 핵시설을 공격했다. 올해 전쟁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발사대를, 이스라엘은 핵 관련 시설과 과학자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그럼에도 이란은 여전히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원심분리기와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나탄즈 인근의 깊은 지하 터널 등은 미군의 공격에도 타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지상군 투입을 통한 직접 확보 작전을 검토했지만, 작전 위험성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평화적 목적 주장, 협상 결렬의 원인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협상에서 이란은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20% 이하로 희석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탄두를 실제로 제작한 경험이 없고, 정밀한 정보망을 피해 핵무기를 완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 공정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지만, 핵 물질과 원심분리기가 남아있는 한 이란의 협상력은 여전히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약 40일간의 전쟁 후에도 이란의 핵 보유국 야심을 완전히 꺾지 못한 채 더욱 까다로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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