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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개방 직전 1.1조 원 매도 포착

정휘 기자
호르무즈 해협 개방 직전 1.1조 원 매도 포착
©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공식 발표가 나오기 직전 국제 원유 시장에서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선물 매도 거래가 체결되어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 발표가 시장에 공개되기 단 수십 분 전에 이루어진 이 거래는 유가 급락으로 이어지며 특정 투자자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겼다. 미국 금융 당국은 전황의 변화와 맞물려 반복되는 수상한 거래 패턴에 주목하고 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밀 조사에 돌입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해 재개 선언을 앞두고 원유 선물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대규모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직전 특정 세력이 브렌트유 가격 하락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베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시장 예측의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외교적 기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제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 전 1.1조 원대 베팅

세부적인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투자자들은 현지시간 17일 오후 12시 24분부터 단 1분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 동안 브렌트유 선물 7,990계약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당시 원유 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억 6,000만 달러, 한화로 무려 1조 1,15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세는 시장의 수급 균형을 즉각적으로 무너뜨렸으며, 이후 전개될 가격 급락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로 대규모 매도 거래가 체결된 지 약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중대한 발표를 내놓았다. 휴전 기간 중 호르무즈 해협의 항해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 공개된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소식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하며 장중 최대 11%까지 폭락했다. 발표 직전 선물을 매도했던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 폭만큼 고스란히 수익을 거두게 되었으며, 단 몇 분 만에 수천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 주요 정치적 변곡점마다 반복된 이상 거래 패턴

문제는 이러한 '족집게'식 대규모 거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지정학적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이와 유사한 수상한 거래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지난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합의를 발표하기 직전에도 시장에서는 약 9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원유 선물 매도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공식 발표 전 시장의 방향성을 미리 확신한 듯한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사례는 더욱 극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적 공격 연기를 발표하기 불과 15분 전, 5억 달러(약 7,400억 원) 규모의 원유 선물 매도 계약이 성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국제 유가는 15%나 급락했으며, 해당 거래를 주도한 세력은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최고 통수권자의 결정과 시장의 거대 자본이 분 단위로 일치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의구심은 확신으로 변하는 양상이다.

▲ 미 금융당국 조사 착수와 시장 투명성 강화 과제

국제 금융 시장의 무결성을 위협하는 사태가 거듭되자 미국 감독 당국도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원유 선물 시장에서 제기된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하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ICE 선물거래소에 관련 거래 데이터를 요청하며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특정 개인이나 기관이 이란 정부 또는 미국 행정부 내부의 핵심 관계자로부터 비공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선물 시장이 지정학적 정보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악용한 범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만약 정보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단순한 금융 범죄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정보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감독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상 거래의 실체를 규명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한 불법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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