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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소금지원 보조금 5억 원 유용한 민화협 전 간부 징역 3년 실형

이겨례 기자
대북 소금지원 보조금 5억 원 유용한 민화협 전 간부 징역 3년 실형
©연합뉴스

 

대북 인도지원 사업을 위해 조성된 지자체 보조금 수억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전직 간부들이 1심에서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전라남도로부터 수령한 소금 지원 사업 자금을 횡령하고 북한 관계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네는 등 국가의 보조금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한 혐의가 인정되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에서 대북 지원 사업을 담당하며 공적인 자금을 관리하던 전직 간부들이 횡령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2026년 4월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지난 4월 2일 업무상 횡령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화협 전 대외협력팀장 엄모 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엄 씨에게는 6천700여만 원의 추징금이 명령되었다. 엄 씨와 공모하여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사업단 업무이사 최모 씨 역시 징역 3년과 6천여만 원의 추징을 선고받으며 나란히 구속을 면치 못했다.

▲ 전라남도 보조금 4억 7천만 원 사적 유용 정황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이들의 범죄 행각은 공적 자금에 대한 낮은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엄 씨와 최 씨는 지난 2018년경 민화협으로부터 대북 소금 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던 사업단의 기획이사와 업무이사로 활동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전라남도로부터 받은 대북 소금 지원용 보조금 약 4억 7천만 원을 사업 목적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지자체가 남북 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위해 배정한 소중한 예산이 이들의 개인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또한 이들은 쌀가루 지원 사업을 위해 별도로 보관하고 있던 지원금 6천 800만 원에 대해서도 손을 댄 것으로 확인되었다. 법원은 이들이 민화협이라는 조직의 공신력을 이용해 지자체로부터 거액의 보조금을 타낸 뒤, 이를 마치 자신들의 개인 자산처럼 취급하며 방만하게 유용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유용된 자금의 대부분이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무겁게 다루어졌다.

▲ 주중북한대사관 관계자 뒷돈 전달 및 법적 책임

이번 판결에서는 횡령뿐만 아니라 대북 사업과 관련된 불법적인 자금 흐름도 엄중하게 다뤄졌다. 엄 씨에게는 횡령한 자금 중 일부인 약 20만 위안을 주중북한대사관 관계자에게 전달한 혐의, 즉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었다. 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3천 400만 원에 달하는 이 금액은 대북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북측의 편의를 얻기 위한 청탁성 자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가의 적법한 외환 관리 절차를 무시한 행위이자, 투명해야 할 남북 교류 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이 민화협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금을 횡령했으며 그 금액이 약 5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4억 7천만 원은 전라남도로부터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이는 명백한 국민의 세금"이라며 "이러한 횡령 행위로 인한 피해가 현재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쌀가루 지원 사업 등 일부 프로젝트에서 본래의 사업 목적을 일정 부분 달성했다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량을 결정했다.

▲ 대북 인도지원 사업 신뢰도 저하와 향후 과제

민화협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정당과 시민단체 등 200여 개 조직이 모여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설립된 상징적인 단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민화협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전체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깊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적인 목적을 띠고 투입된 세금이 관리 사각지대에서 유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지자체 보조금 사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지자체와 민간단체 간의 협력 사업에서 회계 감사를 강화하고, 보조금 집행 내역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북 지원이라는 명분이 범죄의 가림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이번 판단은 향후 유사한 보조금 유용 사건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피해 금액의 회복과 조직의 쇄신 없이는 민화협이 과거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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