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태어난 청년이 만 35세까지 고향을 떠나지 않고 머무르는 비율에서 경기도가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대규모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는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청년 잔류 역량을 보인 반면, 전라남도는 청년 10명 중 7명이 지역을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출생지보다 거주지 중심의 인구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국내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인구 구조를 출생지와 거주지 기준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청년들이 태어난 곳에 정착하여 생활을 영위하는 '잔류 역량'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국인구학회 학회지 최신 호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청년 인구의 이동 패턴은 수도권 집중 현상의 기저 원인을 통계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인구가 어디에 많이 사는지를 넘어, 어디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크다.
▲ 수도권 인구 집중과 거주지별 피라미드 구조의 격차
연구진이 분석한 거주지 기준 인구피라미드를 살펴보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인구 비중은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다. 반면 출생지를 기준으로 피라미드를 재구성했을 때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태어난 인구의 비중은 실제 거주 인구 비중보다 작게 나타났으며, 오히려 비수도권 지역에서 태어난 인구 비중이 전국적으로 넓게 분산되어 있었다. 이는 비수도권에서 태어난 인구가 성인이 된 이후 대거 수도권으로 유입되었음을 의미하는 정량적 지표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의 출생지 기준 인구피라미드는 25세에서 29세 연령층을 정점으로 하는 일반적인 전국 평균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거주지 기준 피라미드에서는 20대부터 60대까지 매우 두터운 인구 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서울이 경제 활동의 중심지로서 전국 각지에서 태어난 인구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수도권 지역은 출생지 기준 피라미드에서 50대와 60대 장년층이 두터운 구조를 보였으나, 거주지 기준으로는 전반적으로 가늘고 긴 형태를 나타냈다. 이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가 극히 제한적이며,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청년층마저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 지역별 청년 잔류율 편차와 성별 데이터 분석
지역 출생 청년인구의 잔류 역량을 0에서 1 사이의 지표로 산출한 결과, 경기도가 0.726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경기도에서 태어난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인 약 73%가 만 35세 이전까지 타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고 경기도 내에 머무른다는 의미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0.734, 여성이 0.707로 남성의 잔류율이 다소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 경기도 내의 풍부한 일자리, 우수한 교육 및 주거 환경, 그리고 서울시와의 높은 접근성을 꼽았다. 경기도 자체가 거대한 생활권을 형성하며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주 여건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0.654의 지표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잔류율을 보였다. 제주도의 경우 남성(0.619)보다 여성(0.692)의 잔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다. 연구진은 제주도의 높은 잔류율이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에서 기인한 생활권 이동의 제약과 더불어, 지역 내 토박이 인구의 강한 정체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잔류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전라남도로, 지표 값이 0.306(남성 0.315, 여성 0.297)에 불과했다. 전남에서 태어난 청년 10명 중 약 7명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이나 인근 광역시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충청남도 역시 0.346의 낮은 잔류율을 기록하며 청년 유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 지역 정착 기반 강화를 위한 정책적 전환의 필요성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인구를 유입시키는 단기적인 정책보다는, 지역에서 태어난 청년들이 해당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반 강화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전남과 충남 등 낮은 잔류율을 보이는 지역의 경우, 청년들이 구직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는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주거로 이어지는 생애 주기별 정착 시스템이 지역 내에서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 인구 유입 유도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역 출생 청년이 정착할 수 있는 교육·일자리·주거 환경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잔류율 차이가 지역 산업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청년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2026년 4월 19일 발표된 이번 분석 데이터는 향후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과 인구 추계 보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단순히 거주 인구의 숫자를 늘리는 정책을 넘어, '나고 자란 곳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적 인구 절벽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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