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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516로' 명칭 폐기 공론화 가속…도민 70만 대상 전격 설문

이겨례 기자
제주 '516로' 명칭 폐기 공론화 가속…도민 70만 대상 전격 설문
©연합뉴스

 

군사 쿠데타 미화 논란이 지속되어 온 제주 '516로'의 도로명 변경을 위한 행정 절차가 본격화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광범위한 도민 의견 수렴을 통해 명칭 유지 여부와 새로운 도로명 부여에 대한 찬반 여론을 공식적으로 확인한다. 이번 조사는 민주주의 가치 회복과 지역 정체성 재정립을 목표로 하는 공론화 과정의 핵심 단계로 평가받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랜 기간 지역 사회의 갈등 요소로 작용했던 '516로' 도로명 변경을 위해 대대적인 도민 의견 수렴에 착수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도로명 주소 사용의 편의성을 넘어 역사적 평가와 지역적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한 행정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도는 그동안 누적된 명칭 변경 요구를 수용하여 공식적인 공론화 채널을 가동하고, 이를 통해 도민 사회의 합의점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 역사적 정체성 논란과 도로명 변경 배경

516로는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입구 사거리부터 서귀포시 토평동 비석거리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약 31.6km의 핵심 간선도로다. 이 도로는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대규모 확장 및 포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5·16도로'라는 가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행정적으로는 2009년 도로명 고시를 거쳐 '516로'라는 공식 명칭을 얻었으며, 2014년 도로명주소 제도가 전면 시행되면서 도민들의 실생활 주소로 완전히 정착되었다.

그러나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고 민주주의 가치가 강조되면서, 특정 군사 세력의 정변을 기리는 듯한 명칭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현대사의 비극인 4·3 사건을 겪은 제주도민들에게 군사 정권의 잔재가 투영된 도로명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서적 부적절함과 가치관의 충돌을 야기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명칭 변경 추진은 제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 행정 절차 및 도민 참여 체계 구축

이번 조사는 단순한 찬반 확인을 넘어 도민들의 인식 수준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제주도는 2026년 4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 참여 방식을 도입했다. 설문 참여 희망자는 행정시 종합민원실에 비치된 홍보 배너, 제주도청 및 양 행정시 누리집, 도내 주요 전광판 등에 게시된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조사 내용은 516로 도로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변경 필요성에 대한 찬반 여론, 그리고 변경 시 고려해야 할 기타 의견 제출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앞서 진행된 권역별 도민 공감 토론회와 아라동 및 영천동 등 주요 주소 사용 지역 주민 설명회에서 도출된 주요 쟁점들을 행정적 데이터로 체계화하는 과정이다. 도는 이번 설문을 통해 수렴된 기초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 주소 사용자 중심의 향후 추진 로드맵

제주도는 도민 전체 설문 결과가 집계되는 대로 516로를 직접적인 생활 근거지로 삼고 있는 주소 사용자들에 대한 맞춤형 의견 수렴 절차를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약 3주간 이어질 이 과정은 도로명 변경 시 발생할 수 있는 주소 변경의 행정적 번거로움과 관련 비용 문제를 직접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다. 실제 주소 사용자의 동의 여부는 도로명주소법상 명칭 변경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인 추진 방향은 일반 도민 설문 결과와 실사용자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명칭 변경으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제주도는 도로명 주소 위원회 심의 등 법정 절차를 밟아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담은 대체 명칭을 부여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명칭 교체를 넘어, 과거의 권위주의적 유산을 청산하고 도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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