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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곡우 한파주의보 발령 2005년 이후 역대 최장기 지연 기록 경신

이겨례 기자
기상청 곡우 한파주의보 발령 2005년 이후 역대 최장기 지연 기록 경신
©연합뉴스

 

봄철 마지막 절기인 곡우에 이례적인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며 전국적인 기온 급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서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가 최근 지속된 이상고온 현상과 충돌하며 기온 하강 폭이 기록적인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특보는 기상청의 한파주의보 발령 기록이 전산화된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발효된 사례로 확인되며 기후 변동성의 심화를 보여준다.

기상청은 강원남부산지를 비롯하여 충남 공주시와 금산군, 전북 무주군 일대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하며 급격한 기온 변화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봄의 끝자락인 곡우에 발생한 극히 이례적인 기상 현상으로, 대기 상층의 흐름이 급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대기 불안정의 결과물이다. 통상적으로 4월 하순은 태양 고도가 높아지며 지표면 온도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처럼 주의보 발령 기준을 충족할 만큼의 기온 하락이 나타나는 것은 기상 관측 사상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 2005년 이후 역대 최장기 지연 발령 기록 경신

이번 특보는 기상청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한파주의보 발령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2005년 7월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기록된 사례로 남게 됐다. 기존의 최장기 지연 발령 기록은 2021년 4월 13일로, 당시 중부와 남부지방 내륙 및 산지를 중심으로 발령된 바 있다. 이번 발령은 기존 기록보다도 일주일가량 더 늦어진 시점에 단행된 것으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정체와 북극발 찬 공기의 일시적 남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발생했다.

기상청의 한파주의보 발령 기준을 살펴보면,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급격히 하강하여 3도 이하를 기록하고 평년기온보다 3도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적용된다. 이번 특보 발령 대상 지역들은 이러한 급격한 기온 하락 조건에 정확히 부합하는 기상 데이터를 보이고 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극한 추위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기온 하강 폭 자체가 매우 커 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판단되어 주의보가 내려졌다.

▲ 북서쪽 찬 공기 유입과 이상고온 기저효과 분석

이번 기온 급격 강하의 주된 원인은 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뒤편을 따라 북서쪽에서 강하게 유입되는 찬 공기의 영향이다. 특히 최근 며칠간 한반도 전역이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도는 초여름 날씨를 유지해왔던 점이 이른바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따뜻한 공기가 머물던 자리에 밀도가 높고 차가운 기단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면서, 지표 인근의 열을 강제로 밀어내고 체감 온도를 하루 사이에 10도 이상 떨어뜨리는 기상학적 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대기 흐름을 분석해 보면 상층에 머물던 찬 공기가 하층으로 강하게 침강하면서 지표면의 복사 냉각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산간 지역인 강원남부산지뿐만 아니라 내륙 분지 지형을 포함하고 있는 공주나 무주 등에서 더욱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기압계의 재배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급격한 기단 교체는 봄철 대기의 밀도 차를 극대화하며 강풍을 동반하거나 지역에 따라 서리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주요 지역 아침 최저기온 10도 이상 급강하 전망

구체적인 지역별 예상 기온 수치를 살펴보면 기온 하락의 폭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충남 공주 지역의 경우 특보 발령 당일 아침 기온이 12도에 달했으나, 이튿날 아침에는 2도까지 수직 하락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금산과 무주 역시 각각 13.7도와 14.1도를 기록했던 아침 기온이 하루 사이에 2도까지 떨어지며 약 12도 안팎의 하락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 또한 전날 13.7도에서 다음날 6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며 평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급격한 기온 변화는 개화기 농작물의 냉해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곡우 전후로 파종하거나 싹이 트는 작물들은 저온 현상에 취약하므로 농가의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일반 시민들의 경우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와 호흡기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므로 외출 시 보온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찬 공기 유입 세력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에 드는 시점부터 점차 평년 기온을 회복하며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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