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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올리브영·다이소 전격 현장 조사...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 정조준

윤근일 기자
유통 공룡 올리브영·다이소 전격 현장 조사...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 정조준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대표 뷰티 및 생활용품 유통사인 CJ올리브영과 아성다이소를 상대로 대대적인 현장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납품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월적 지위 남용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사의 시장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고강도 조사인 만큼 유통 시장 전반에 걸친 불공정 관행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4월 20일, 국내 드럭스토어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영 본사와 생활용품 전문점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아성다이소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현장 조사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즉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조사관들을 통해 양사의 납품업체 거래 관련 내부 자료와 계약서, 대금 지급 내역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유통 시장 구조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오프라인 통합형으로 재편되면서 특정 플랫폼의 영향력이 비대해진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각자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납품업체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적 환경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실제 거래 현장에서 법적 기준을 벗어난 갑질 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 유통 시장 주도권 쥔 양대 기업 대상 전격 현장 조사 착수 배경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올리브영의 높은 판매수수료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작년 12월 발표한 주요 유통 브랜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수수료 체계는 일반적인 유통업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실질수수료율은 23.52%에 달했으며, 오프라인 전문판매점의 경우 27.0%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10% 안팎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다른 유통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납품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수수료 구조는 중소 뷰티 브랜드들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리브영이 국내 화장품 유통의 절대적인 관문 역할을 하면서, 입점 업체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더라도 입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여 납품업체에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강요했는지, 혹은 판촉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실질수수료율이 타 업종 대비 높게 형성된 배경에 부당한 합의나 강제가 있었는지가 법 위반 여부를 가르는 핵심 지점이 될 전망이다.

아성다이소의 경우 납품 대금 지급 기한이 주요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이소는 직매입 거래 시 물건을 납품받은 후 대금을 지급하기까지 평균 59.1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금 지급 법정 기한은 60일 이내로 규정되어 있는데, 다이소는 이 기한을 거의 끝까지 채워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법적인 한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수준이지만, 자금 회전이 중요한 중소 납품업체들에게는 상당한 경영적 압박을 줄 수 있는 행위다.

▲ 과도한 수수료율과 대금 지급 지연 등 주요 쟁점 분석

대규모유통업법은 유통업자가 납품업자에게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나, 이를 최대한 늦게 지급하는 행위가 반복될 경우 납품업체의 현금 흐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정위는 다이소가 대금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이 과정에서 별도의 부당한 조건을 내걸지는 않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또한 직매입 거래의 특성을 악용하여 재고 부담을 납품업체에 전가하거나 부당한 반품 처리를 행했는지 여부도 이번 현장 조사의 주요 확인 사항이다.

조사 대상이 된 양측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 측은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전반에 관한 확인 차원에서 정기적인 혹은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본사에 조사관을 직접 파견하여 현장 조사를 벌이는 것은 단순한 실태 점검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구체적인 위반 혐의나 제보가 확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현장 조사와 관련하여 "현재 진행 중인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최근 플랫폼 및 거대 유통 체인의 '갑질' 근절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만큼, 이번 조사가 상당한 규모의 과징금 부과나 시정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유통사가 납품업체의 판로를 제한하거나 타 플랫폼 입점을 방해하는 '경영 간섭' 여부까지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시장 지배력 남용 감시 강화 및 향후 조사 파장 전망

향후 이번 조사의 결과는 국내 유통 시장의 거래 질서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단순한 소매점을 넘어 중소 제조업체들에게는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투명한 운영과 공정한 거래 관행 정착은 중소기업 상생과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측면에서 필수적인 과제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유통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조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옴니채널' 유통 환경에서 대규모유통업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해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의 사례처럼 온·오프라인 수수료 체계가 상이하고 복합적인 경우, 이에 대한 공정거래 가이드라인이 더욱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 조사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법성 여부를 검토한 뒤, 전원회의 등을 거쳐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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