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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갈등 증폭...광주 농민회-지역 조합장 상경 저지 대치

이성경 기자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갈등 증폭...광주 농민회-지역 조합장 상경 저지 대치
©연합뉴스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전체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농민단체와 지역 조합장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기존의 간선제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일부 조합장들의 세력과 농협 개혁을 촉구하는 농민들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농업계 내부의 진통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거 방식의 변화를 넘어 농협의 지배구조와 자율성 문제를 포함한 근본적인 권력 재편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농민회 소속 회원 20여 명은 오전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한 지역 농협 앞 도로에서 서울 국회 집회에 참석하려는 조합장들의 전세버스를 가로막았다. 농민회 회원들은 자신들의 차량을 동원해 버스의 앞뒤를 봉쇄하거나 직접 도로 위에 서서 이동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강력한 저지 의사를 표시했다. 해당 버스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해 서울 상경을 준비하던 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탑승해 있었다.

▲ 광주 광산구 도로 위 2시간 대치...농민들 상경 버스 차단

현장에서는 약 2시간 동안 긴장감 넘치는 대치가 이어졌다. 농민회 측은 지역 조합장들이 농민들의 권익 보호보다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하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준경 전농 광주시농민회장은 현장에서 조합장들이 평소 쌀값 하락 등 농민들의 생존권 문제에는 무관심하다가 농협중앙회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일에는 앞장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치는 정오 무렵까지 계속되었으나 다행히 물리적인 직접 충돌이나 부상자 발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일부 조합장들은 버스에서 내려 개별적으로 이동하거나 현장에서 해산하며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이번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농협법 개정안에 있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약 1,100여 명의 조합장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선제 방식의 농협중앙회장 선출 시스템을 전체 조합원이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감독권을 확대하여 농협중앙회의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규정도 포함되어 있다. 농민단체들은 이러한 변화가 농협의 민주성을 회복하고 중앙회장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필수적인 장치라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직선제 도입과 농식품부 감독권 확대가 촉발한 계급 갈등

반면 상당수의 지역 조합장들은 개정안 시행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될 경우 선거 과정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정치화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투표 인원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선거 비용이 폭증하고 후보자들이 정책보다는 선심성 공약이나 정치적 네트워크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아울러 정부의 감독권 강화가 농협 본연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관치 농정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결국 중앙회장이라는 정점의 권력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대한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광주 지역의 대치 상황이 향후 농협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전국적인 갈등의 전초전이라고 분석한다. 농협은 거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보유한 집단인 만큼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파급 효과가 농촌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쌀값 하락과 농자재 가격 상승 등 농촌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 농민들의 불만이 직선제 요구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 지배구조 개편의 기로에 선 농협...입법 과정 진통 불가피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해관계자 간의 의견 조율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농식품부는 법안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동시에 조합장들이 우려하는 선거 과열 방지 대책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민단체들은 이번 상경 저지 투쟁을 시작으로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전국적인 연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어서 농협법 개정을 둘러싼 전운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농협의 민주화와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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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갈등 증폭...광주 농민회-지역 조합장 상경 저지 대치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