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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0선 돌파 사상 최고치 경신

윤근일 기자
6380선 돌파 사상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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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이란 전쟁의 충격을 딛고 전고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공포에서 탐욕 구간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의 이정표가 다시 세워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9.38포인트(2.72%) 상승한 6,388.47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26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6,307.27을 약 2개월 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이날 장중 한때 6,347.41을 기록하며 장중 최고치까지 동시에 경신한 코스피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덩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도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이날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5,236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2월 26일의 5,199조 9,000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사이에 시장의 가치가 36조 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3,296억 원과 7,37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 9,19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과 시가총액 5200조 돌파

이번 사상 최고치 경신은 불과 한 달 전 발생했던 극한의 공포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스피는 지난 2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6천피' 시대를 열었으나,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3일과 4일, 코스피는 각각 7.24%와 12.06% 폭락하며 불과 2거래일 만에 5,093.54까지 추락했다. 당시 낙폭과 하락률은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당시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는 물론,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른바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0.8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19.08% 급락하며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3월 9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한 달 내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진기록이 세워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에 일희일비하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장세를 견뎌야 했다. 실제로 3월 초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총 17건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했다.

▲ 전쟁 충격 딛고 일어선 국내 증시의 회복 탄력성

반전의 계기는 이달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련됐다.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자 주요국 증시는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스피의 회복 탄력성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이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26.4%에 달해 주요 20개국(G20)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상승률 2위인 일본 닛케이225지수(15.2%)나 미국 S&P500지수(8.9%)를 압도하는 수치다.

뉴욕증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지난 17일 S&P500 지수는 7,126.06으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7,100선을 넘어섰다. 시장의 심리 지표도 급변했다. 한때 '극단적 공포' 구간인 14까지 떨어졌던 CNN '공포와 탐욕 지수'는 현재 70까지 상승하며 '탐욕' 구간에 진입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 역시 35를 상회하던 수준에서 현재 18.87까지 내려오며 안정세를 찾았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5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각각 0.89%와 1.75% 상승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중국 증시는 상해종합지수가 0.07% 오르고 심천종합지수가 0.03% 하락하는 등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회복세 속에 코스피는 전쟁 이전의 고점을 완전히 회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와 향후 시장 전망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체질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코스피에서 35조 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4월 들어 4조 원대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2조 8,000억 원이 집중됐으며, 그 외 업종에서도 1조 1,000억 원 규모의 순매수가 유입되며 수급 저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한국 증시에 대한 중장기적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EWY ETF와 미국에 상장된 DRAM ETF 등 패시브 자금의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주도주인 반도체 섹터의 실적 모멘텀이 외국인 자금을 유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이란 간의 강대강 대치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는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수싸움일 뿐 전쟁 수습 국면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2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재개 여부는 여전한 변수로 남아 있다. 핵심 쟁점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전쟁 리스크에 점차 무뎌지고 있으며,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 동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향후 증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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