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반도체 기술 전쟁: TSMC 2나노 기밀 유출, 대만 10년형 선고

김영 기자
반도체 기술 전쟁: TSMC 2나노 기밀 유출, 대만 10년형 선고
©연합뉴스

 

대만 법원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의 2나노 공정 기밀 유출 사건 관련자에게 최고 10년형을 선고했다. 이는 국가보안법상 핵심 기술 역외 사용 혐의에 대한 엄중한 판결로, 대만 반도체 산업 보호 의지를 명확히 한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 산업 스파이 행위에 대한 국제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다.

대만 지식재산·상업법원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핵심 2나노미터(㎚) 공정 기술 유출 사건 관련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전직 TSMC 직원 천리밍에게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이 판결은 국가보안법상 '국가핵심 주요기술 영업비밀의 역외사용' 혐의에 따른 것으로, 대만 정부의 반도체 산업 보호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다. 첨단 기술 유출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천리밍은 TSMC 퇴직 후 일본의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 도쿄일렉트론으로 이직한 뒤, TSMC의 다른 엔지니어들로부터 휴대전화로 촬영한 2나노 공정 기술 도면 등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았다. 대만 검찰은 지난해 8월 천리밍에게 징역 14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기술 유출에 가담한 다른 관련자 4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 3년, 6년형 및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또한 도쿄일렉트론 대만 지사에 1억5천만 대만달러(약 70억2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TSMC 측에 1억 대만달러(약 46억8천만원)를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 대만

2나노 공정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된다.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이번 판결은 대만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으로 인식되며, 대만 정부가 자국 핵심 산업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대만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기술 유출 방지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 유출 사건은 단순한 기업 간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 및 글로벌 경제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로이터 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보도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기술은 단순한 상업적 자산을 넘어 전략적 무기로 간주된다. 이번 TSMC 기밀 유출 사건은 이러한 글로벌 기술 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TSMC 2나노 기술 유출에 최고형 선고

대만은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의 반도체 및 AI 인재 빼가기 단속을 강화하는 등 핵심 기술 유출 방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대만의 노력이 구체적인 사법적 조치로 나타난 결과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중형 선고가 잠재적인 산업 스파이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기술 유출 시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만의 이러한 강력한 조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한편, 해외 인력 채용 및 기술 협력 과정에서의 법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건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인재 이동과 기술 공유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업들은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해 내부 보안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직원들의 이직 시 기밀 유지 의무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도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한 법적 테두리를 더욱 공고히 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TSMC 사건은 첨단 기술의 가치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대에, 기술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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