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명했다. 이는 국제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해석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통신사 간의 오랜 논쟁을 재점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정책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통상 마찰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미 무역대표부는 최근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인터넷 트래픽 전송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명시했다. 이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미국 수출업체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터무니없는 외국의 무역 장벽'이라는 제목의 게시글 시리즈에서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네 번째 사례로 지목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한국의 해당 정책이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대표적인 비관세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 미국 무역대표부의 지속적인 비판
미국 무역대표부는 매년 발간하는 연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꾸준히 문제 삼아왔다. 지난달 31일 발간된 올해 NTE 보고서에는 망 사용료 정책이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결제 서비스와 관련한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등과 함께 서비스 분야 장벽으로 명시되었다. 이는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이 단기적인 이슈가 아니라 미국이 한국과의 통상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핵심 의제임을 시사한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무역대표부의 이러한 연례 보고서 발표를 주요 통상 이슈로 다루며, 특정 국가의 규제가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보도한다.
국내 통신사들은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망 사용료 도입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주장한다. SK, KT 등 한국의 주요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내에서 트래픽을 급증시키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하지 않아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망 사용량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및 유지 보수 비용이 막대하여,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도 이에 대한 일정 부분의 기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내 통신망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논리를 펼친다.
반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이용자들이 이미 통신사에 인터넷 접속료를 지불하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망 사용료는 이중과금에 해당한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망 중립성' 원칙을 근거로, 트래픽 양을 이유로 서비스에 차등을 두거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인터넷의 개방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이들 기업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트래픽을 분산하고 있으며, 통신사의 망 관리 비용 증가가 콘텐츠 제공 사업자의 책임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이러한 미국 기업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다루며, 혁신 저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이중과금 논쟁
미국 무역대표부의 이번 공개적인 비판은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이 단순한 국내 규제를 넘어 글로벌 디지털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 쟁점으로 부상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한 규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의 사례는 국제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호주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는 등, 각국 정부는 자국 내 디지털 콘텐츠 및 서비스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전통적인 통신 인프라 제공자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방증한다.
이번 논란은 향후 국제 통상 협상에서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무역 장벽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강력히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미 양국 간의 통상 관계에 긴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국제적인 디지털 경제 규범 정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은 이러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규제들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효율성과 혁신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국제적 합의점 도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글로벌 시장은 망 사용료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한 명확하고 통일된 국제적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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