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0.7%로 둔화하며 9개월 연속 물가 상승률을 하회한다. 이는 주택 구매력 약화와 거래 활동 감소로 이어져 실질 자산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한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고금리 환경 속 주택 시장 경색의 파급 효과를 주시한다.
지난 2월 미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0.7%를 기록하며 둔화세를 나타냈다. 이는 직전 1월의 0.8% 상승률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덱스가 발표한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전국 기준)에 따르면, 이로써 미국 주택 가격 상승률은 9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밑돌았다. 2월 CPI가 2.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주택의 실질 가치는 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활력 저하와 함께 실질적인 자산 가치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 미국 주택 시장 둔화
주택 시장의 둔화는 주로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기인한다. 6%에 근접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의 구매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으며, 이는 주택 거래 활동 위축으로 직결된다. S&P 글로벌의 니컬러스 고덱 채권·상품 부문 수석은 고금리 환경이 명목 가격 상승률을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유지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고금리 기조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이 장기화될 가능성과 맞물려 주택 시장의 회복을 더욱 더디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특히,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되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지역별 주택 가격 동향은 시장의 양극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조사 대상인 주요 대도시 중 절반 이상에서 전년 대비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과거 주택 시장 호황을 이끌었던 선벨트(미국 남부 지역)를 넘어 가격 하락세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시카고는 5.0%, 뉴욕은 4.7%, 클리블랜드는 4.2%의 견조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예외적인 강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지역별 격차는 특정 도시의 경제적 기반이나 인구 유입 요인, 주택 공급 상황 등에 따라 시장 반응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금리 환경이 주택 거래량을 위축시키며 특히 서부 및 남부 지역의 가격 조정이 두드러진다고 보도한다. 블룸버그는 시카고, 뉴욕 등 일부 대도시의 견조한 상승세가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 실질 가치 하락 압력
미국 주택 시장의 둔화는 국내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미국은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 중 하나이며, 주택 시장은 가계 자산과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문이다. 주택 가격 하락과 실질 가치 감소는 미국 가계의 부(富) 효과를 약화시켜 소비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는 미국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투자 심리 악화로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로이터 통신은 미 주택 시장의 둔화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국제 금융 시장의 유동성과 자본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주택 시장 동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의 주택 시장 경색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주택 가격 상승률 둔화는 향후 CPI의 하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완화하거나 심지어 인하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주택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등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누적된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주택 구매 심리를 억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주택 시장 동향을 주시하며 자국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고 있다고 전한다.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된다.
▲ 고금리 장기화
향후 미국 주택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주택 시장의 둔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주택 구매력 약화와 함께 건설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 인하로 전환할 경우,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점진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 유입이 활발하고 경제 기반이 탄탄한 대도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변수들을 고려할 때, 미국 주택 시장은 단기간 내에 뚜렷한 반등보다는 점진적인 조정과 지역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주택 시장의 변화가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투자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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