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내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다가오는 연휴를 앞두고 소비 및 관광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며 내수 부양에 총력을 기울인다.
최근 한국 경제는 반도체 산업의 강력한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출 기업의 체감 경기는 상대적으로 견조하여 수출 기업 CBSI는 103.4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부문의 강세는 글로벌 IT 수요 회복과 맞물려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의 소비 심리 또한 1분기에는 한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중심의 성장세 이면에는 내수 시장의 심각한 위축 현상이 동반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경제심리지수(ESI)는 4월 기준 91.7로,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하며 내수 경기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시장은 하방 리스크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제조업 대비 비제조업, 특히 도소매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 수출 호조와 엇갈린 내수 부진 지표
내수 부진은 특히 도소매업과 같은 비제조업 부문에서 심화되고 있다. 4월 조사에서 도소매업은 업황이 4포인트, 채산성이 7포인트 각각 하락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너지 및 의약품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쳤기 때문이다. 반면 건설업은 플랜트 중심의 해외 수주 확대에 힘입어 채산성과 자금 사정이 개선되었고, 정보통신업 역시 신작 게임 출시와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상대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였다. 기업 유형별로는 수출 기업이 견조한 심리를 유지한 반면, 내수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기업 심리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소비 심리 또한 냉각되고 있다. 4월 경기 지역의 소비 심리는 위축이 지속되었으며, 중동 사태의 여파로 부산·경남 지역과 제주 지역의 소비 심리 지수도 하락하거나 급랭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고유가로 인한 물가 부담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며,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고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소비 심리 위축과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압박이 지목된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이는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4월 기업들의 경영 애로 요인 조사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응답 비중이 34.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월 대비 13.2%포인트 급증하여 기업들이 느끼는 원가 부담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원가 상승 압력은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전가되어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도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49.8로, 전월 53.3 대비 3.5포인트 하락하며 197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해외발 물가 불안과 소비 심리 위축은 국내 경제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미래 경제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정부의 내수 활성화 대책과 향후 전망
정부는 위축된 소비 심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내수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월 24일 "소비심리 위축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친환경 녹색 소비·관광 붐업 방안'을 다음 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책은 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소비와 관광을 활성화하여 내수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친환경 소비를 장려하는 정책(예: 스타벅스 텀블러 포인트 600원, 반값 여행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의 회복은 국제 유가 안정화와 물가 상승 압력 완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5월 전산업 전망 CBSI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93.9를 기록하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소폭의 개선세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부진의 골을 메우고 경제 전반의 균형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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