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아동학대 반복 신고 6천795명, 10회 이상 114명

이겨례 기자
아동학대 반복 신고 6천795명, 10회 이상 114명
©연합뉴스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으로 2회 이상 신고된 아동이 6천795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114명의 아동은 10차례 이상 반복 신고가 접수되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증가했으나, 학대 판단 사례는 감소하고 가해자 불송치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으로 2회 이상 신고된 아동이 총 6천79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 보호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수치는 반복적인 학대 위험에 노출된 아동의 규모를 명확히 보여준다.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학대예방경찰관(APO) 시스템을 개편하여 반복 신고 여부를 '신고자 번호' 기준이 아닌 '피해 아동' 기준으로 집계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아동 중심의 데이터 관리로 전환된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이러한 시스템 개편에도 불구하고, 반복 신고 아동의 절대적인 수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지속적인 관심과 심층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 반복 신고 아동 6천명 초과

반복 신고된 아동 중 2차례 신고된 아동이 4천36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차례 신고된 아동은 1천306명, 4차례 신고된 아동은 490명으로 집계되었다. 신고 횟수가 많아질수록 해당 아동 수는 줄어들었으나, 10차례 이상 신고가 접수된 아동이 114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일부 아동이 극심한 학대 위험에 장기간 방치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들 아동은 반복되는 신고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보호 조치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다. 통계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개별 아동들이 겪는 고통과 절박함을 내포하며 아동 보호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함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 취약 아동 보호 비상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 학대로 판단되는 사례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가 확인되어 사법 처리 과정의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5만242건으로 전년 대비 1천720건(3.5%) 증가했다. 이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신고 의지가 강화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신고 접수된 사례 중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등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2만4천492건으로, 2023년보다 1천247건(4.8%) 감소했다. 이러한 격차는 신고가 늘더라도 실질적인 학대 인정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아동학대 조사의 전문성 및 증거 수집의 어려움, 혹은 학대 판단 기준의 모호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불송치 건수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사법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2021년 1천233건이던 불송치 건수는 2022년 1천735건, 2023년 2천399건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2천854건을 기록했다. 불송치 결정은 검찰이 사건을 수사한 후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이는 학대 의심 사례가 법적 처벌로 이어지지 못하고 종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처리의 미흡은 학대 행위의 재발을 막지 못하고, 피해 아동이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처럼 신고 증가, 학대 판단 감소, 불송치 증가라는 세 가지 흐름은 아동 보호 체계 전반에 걸친 심각한 결함을 시사하며,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보다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신고 증가 속 학대 판단 감소

반복 신고 아동의 증가와 사법 처리의 미흡이라는 현상은 아동 보호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아동학대 신고 이후 조사 및 판단 과정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피해 아동 중심의 증거 수집 및 보호 절차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10차례 이상 반복 신고된 아동들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사례 관리와 즉각적인 개입을 통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 사법 당국은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불송치 결정 기준을 재검토하고, 학대 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 및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단순한 신고 접수와 통계 집계에 그치지 않고, 반복 신고 아동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고 학대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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