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란 경제 위기: 봉쇄와 전쟁 장기화, 백만 실업과 67% 인플레이션의 충격파

이겨례 기자
이란 경제 위기: 봉쇄와 전쟁 장기화, 백만 실업과 67% 인플레이션의 충격파
©연합뉴스

 

이란 경제가 장기화된 국제 봉쇄와 계속되는 분쟁으로 심각한 침체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물가는 67% 급등하며 국민적 고통이 가중된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위협하고 역내 안정에 파장을 던진다.

이란 경제가 장기적인 국제 봉쇄와 끊이지 않는 분쟁의 영향으로 심각한 침체기를 맞이한다. 이란 정부의 경제 정책과 국제 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특히 고용 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는 급격히 치솟아 서민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국제 사회의 압박과 내부적 갈등이 맞물리면서 이란은 전례 없는 경제적 압력에 직면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이번 분쟁으로 인해 약 100만 명이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잃었으며, 추가로 100만 명이 분쟁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실업 상태에 놓였다. 이란의 전체 고용인구가 약 2,500만 명임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한 규모의 노동력 손실로 국가 경제 생산성 저하와 사회 불안을 유발한다. 이와 함께 물가 상승률은 4월 중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7%에 달하며, 이는 이란 국민의 구매력을 급격히 하락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 이란 경제 봉쇄와 분쟁의 이중고

식품과 의약품, 원자재 등 필수 물품의 공급난은 이란 경제 위기의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과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다량의 물품을 수입했으나, 분쟁과 봉쇄로 인해 수입 경로가 막히면서 심각한 물자 부족 현상을 겪는다. 각종 제조업체와 소매업자들의 영업 중단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이란 국민들이 생필품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주요 수입 식품 중 하나인 적색육의 소비자 가격이 현재 1파운드당 3.6달러(약 5천300원)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한 달 최저 임금인 130달러와 비교할 때, 국민 대다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도로, 항구, 주거 시설의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한 추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전후 재건 비용이 약 2,7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지난 해 국내총생산(GDP)인 3,4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금액으로, 이란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재건 비용이 향후 이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 기록적 실업률과 살인적 물가 상승

이란 정권은 이러한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모색한다. 미국이 먼저 봉쇄를 해제하고 세계 시장이 안정되면 경제적 어려움이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며, 최저임금 인상, 공무원 임금 인상, 생필품 보조금 지급, 현금 지급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단기적인 국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더불어 막힌 수입 경로를 뚫기 위한 대체 무역로 확보에도 사활을 건다. 이란 의원 에브라힘 나자피는 최근 이란 의회에서 자국 북쪽 국경에 맞닿아 있는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의 철도 연결망을 활용하고 있으며, 북쪽 카스피해를 통해 물자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박추적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가 시작된 후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출발한 최소 11척의 선박이 이란 북부 카스피해 항구에 도착했다. 이들 선박에는 곡물, 옥수수, 해바라기유 등 주요 식량 자원이 선적되었다. BBC는 이러한 움직임이 이란이 서방 제재를 우회하고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 재건 비용과 대체 무역로 모색

전문가들은 전쟁 이전부터 시작된 이란의 경제 붕괴가 분쟁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진 만큼, 이러한 상황이 다시 정권 불안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경제학 교수 자바드 살레히 이스파히니는 "이란 정부는 전쟁 종식을 실망과 가난에 빠진 국민에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의 시작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는 분쟁 이후에도 이란 사회가 직면할 근본적인 문제들을 시사한다.

반면,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글로벌 자문 위원회 위원 모하메드 아르시는 오랜 경제적 침체에 익숙해진 이란인들이 현 상황을 견뎌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그는 "이란 국민이 고통을 겪을 것이지만, 이들은 고통을 참는 역치도 높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란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 증가는 물론 중동 지역 전체의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경제#위기#봉쇄와#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