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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및 허위 공보 혐의 항소심 유죄 판결

이겨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및 허위 공보 혐의 항소심 유죄 판결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위원 9명의 심의권 침해 혐의와 외신대변인의 허위 공보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일부 혐의가 뒤집히며, 특검팀이 공소장에 기재한 8개 혐의 중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는 공직자의 의무 범위와 직권남용 기준에 대한 법원의 판단 변화를 보여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위원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와 홍보수석실 외신대변인에게 허위 공보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9일 이 같은 판결을 내리며, 1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됐던 혐의를 뒤집고 특검팀이 기소한 8개 혐의 중 7개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는 전직 대통령의 공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직권남용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해석을 시사한다.

▲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위원 9명의 국무회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9명의 국무위원을 두 부류로 나누어 유무죄 판단을 달리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폭넓게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판단이 뒤집혔다. 이들은 국무회의 소집 통지는 받았으나, 연락 시점으로부터 불과 30분에서 1시간 뒤 국무회의가 개최되어 현실적으로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이들의 당시 위치(경기 군포시, 서울 강남구 거주지)와 현실적인 이동 시간을 고려할 때, 윤 전 대통령이 소집 통보를 했더라도 실질적인 국무회의 참여 기회를 보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소집 통지에 있어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며, 결과적으로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국무위원의 심의권은 법령에 따라 보호되어야 할 이익이므로, 대통령은 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써 소집 연락을 받지 못한 7명의 국무위원과 더불어, 촉박한 통지로 참석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2명의 국무위원에 대해서도 심의권 침해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었다.

▲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전면 유죄 판단

또한, 윤 전 대통령이 홍보수석실 외신대변인(해외홍보비서관)에게 허위 공보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작성 및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역시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1심은 외신대변인에게 '사실에 터 잡아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대통령비서실 소속 비서관은 대통령의 직무 명령에 복종 의무를 부담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외신대변인에게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객관적 사정과 달리 긍정적 측면만을 부각하거나 불확실한 점이 있는데도 과장되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작성된 PG에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정 마비 상황을 타개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 목표였다'는 등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외신대변인의 주의 의무에 위반되는 내용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이러한 PG를 작성 및 배포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비서관에게 주의 의무를 위반하도록 한 것이며, 직권을 남용하여 외신대변인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 외신대변인 허위 공보

이번 항소심 판결은 국무위원의 심의권 보장과 공직자의 성실 및 주의 의무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법적 의미를 갖는다. 특히, 형식적인 소집 통지 여부를 넘어 실질적인 참석 기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국무위원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한 점, 그리고 외신대변인과 같은 공직자에게도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업무 수행 의무를 강조한 점은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1심과 2심 간의 판단이 엇갈린 지점들은 공직자 직권남용의 성립 요건과 범위에 대한 법률적 논의를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이 기소한 8개 혐의 중 7개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됨으로써,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를 제외한 모든 주요 혐의에 대한 법적 책임이 인정되었다. 유일하게 무죄가 유지된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변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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