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빅테크 기업의 호실적이라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직전 거래일 코스피는 49.88포인트 상승한 6,690.90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순매수하고 외국인은 순매도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상반된 요인 속에서 향방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직전 거래일인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88포인트(0.75%) 오른 6,690.90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흘 연속 종가 기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지수는 22.02포인트(0.33%) 내린 6,619.00으로 출발했으나, 등락을 거듭한 끝에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오전 내내 약세였던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하며 한때 3% 가까이 급등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최종적으로 1.80% 오른 22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신규 사용자 수와 매출 목표치 달성 실패 소식에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반도체 호황 지속을 전망하는 해외 유력지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와 개인이 각각 4천780억원, 1천670억원씩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6천70억원을 순매도했다.
▲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 심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57% 하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04% 내린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4% 오르며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였다. 이는 이란과 미국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대(對)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적 해상봉쇄를 준비할 것을 참모진에 지시했다고 보도했으며, 정유업계 임원들과의 비공개 만남에서도 해상 봉쇄가 수개월 더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한 없는 휴전을 선언한 이후 군사적 공격이나 대면 협상 없이 교착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6.1% 급등한 배럴당 118.03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최고가는 배럴당 119.76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 역시 전장보다 6.95% 상승한 배럴당 106.88달러에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에 하락 출발했으나, 이후 반도체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발표에도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며 빅테크 실적을 주목하며 관망하는 양상이었다고 분석했다.
▲ 미국 빅테크 실적과 AI 투자 사이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파벳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1천9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메타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16.6%, 18%씩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4개 빅테크 기업의 1분기 매출은 모두 월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시간외 거래 주가는 알파벳, 아마존, MS가 강세를 보인 반면, 메타는 급락하는 등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상영 연구원은 알파벳의 경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63% 급증하고 영업이익률이 36%로 대폭 개선된 점, 제미나이 사용자가 40% 급증하는 등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자 시간외에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메타는 매출과 이익 모두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연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기존보다 100억 달러 상향하며 비용 부담과 기대 매출 부진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단순한 실적 수치보다 단기적인 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 등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타를 제외한 3개 하이퍼스케일러사들의 시간외 주가 강세와 이들 4개사의 올해 설비투자(CAPEX) 합산 금액이 6천600억 달러대로 상향된 점은 인공지능(AI) 수요 확장 및 투자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추후 국내 반도체주의 이익 컨센서스 상향에 추가적인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증시 업종별 차별화 전망
국내 증시는 유가 상승 부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그리고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실적 등 상하방 요인의 혼재 속에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FOMC 후 금리 인상을 생각하는 위원이 없음을 시사하고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거의 끝이 없는 수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시장이 반등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27%, MSCI 신흥지수 ETF는 0.4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35% 상승했으나 러셀2000지수는 0.60% 내렸고, 다우 운송지수도 0.97% 하락하는 등 글로벌 주요 지수도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0.89% 하락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가 유가 상승 부담, 매파적 동결이었던 4월 FOMC(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일부 매파적 동결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분석),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시간외 주가 강세, 스마트폰 시장 바닥 확인 기대감에 따른 퀄컴의 시간외 16%대 주가 급등 등 다양한 상하방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종과 여타 업종 간의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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