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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미분양 주택 2,213세대 역대 최고치 기록

정휘 기자
제주 미분양 주택 2,213세대 역대 최고치 기록
©연합뉴스

 

제주 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월 기준 2,213세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지난해 12월 2,030세대를 돌파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이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인구 유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 불안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제주 지역 건설 경기가 깊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 기준 제주도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213세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이는 2025년 12월 2,030세대를 돌파한 이후 2026년 1월 2,102세대, 그리고 2월에는 한 달 만에 111세대(5%)가 추가 증가한 수치이다. 완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팔리지 않아 빈 채로 남아있는 주택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이 수치는 건설 시장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준공 전 미분양을 포함한 제주 지역 전체 미분양 주택 역시 2026년 2월 기준 2,711세대로, 전월(2,606세대) 대비 105세대(4%) 증가하였다. 미분양 주택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洞)지역이 36.6%(991세대)를 차지하는 반면, 읍면지역은 63.4%(1,720세대)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대형 개발 수요가 집중되었던 애월읍, 대정읍, 안덕면, 한경면 등 4개 읍면지역에 전체 미분양의 절반 이상인 1,536세대가 몰려 특정 지역의 편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구체적으로 애월읍 555세대, 대정읍 543세대, 안덕면 231세대, 한경면 207세대, 조천읍 184세대 등이다.

▲ 제주 미분양 주택 현황과 지역별 편중 심화

미분양률이 50%를 넘어서는 아파트 단지들의 미분양 세대수는 총 1,708세대에 달하며, 이 중 분양가 7억원 이상 단지 4곳에서 1,056세대가, 5억원 이상 7억원 미만 단지 5곳에서 339세대가, 5억원 미만 단지 5곳에서 313세대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고가 주택부터 중저가 주택까지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5년 12월 준공된 제주시 애월읍의 425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는 단 1세대만 분양되어 대부분의 물량이 공매로 넘어갔으나, 연속 유찰 끝에 공매 가격이 1,000억원 이상 하락하자 결국 공매를 철회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같은 애월읍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는 대규모 미분양 해소를 위해 '파격 할인 6억원대→4억원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할인 판매에 나서는 등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건설공사 수주 실적의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자료에 따르면, 제주 지역 건설공사 수주 실적은 2022년 2조2,677억원에서 2023년 1조6,306억원, 2024년 1조2,767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2025년에는 5,904억원으로 더욱 크게 줄었다. 2022년과 2025년의 수주 실적을 비교하면 무려 74%(1조6,773억원)가 감소한 수치이다. 건설 수요의 급격한 위축은 건설업체들의 존립을 위협하며,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종합건설업 51곳과 전문건설업 186곳을 포함한 총 237개 건설업체가 폐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건설 경기 침체의 심화 요인과 업계 파장

제주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침체 신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회수와 계약 문제로 공사를 중단할 수 없었던 업체들이 결국 준공을 강행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하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건설업체가 부도를 맞이했으며, 현재 남아있는 업체들은 소규모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관급공사 수주 등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이러한 상황을 장기적인 경기 불황, 지속적인 인구 유출, 고금리에 따른 투자 수요 감소, 그리고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 시장의 연쇄적인 위기는 지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자리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을 추진하는 한편, 무주택자와 제주 이주자가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실거주할 경우 세제 감면, 금융 우대, 이사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이 얼어붙은 제주 건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분양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제주도의 노력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장기적인 주택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면밀한 시장 분석과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또한, 건설업체들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제주 건설 시장의 회복은 단순히 주택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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