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정부의 유예 연장 불가 방침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강남3구는 약세로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지수는 7개월 만의 하락 전환을 예상한다.
이달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가 종료되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해당 조치는 '실거주용'이 아닌 주택 매매 차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출회시키고 시장 안정 및 공급 증대 효과를 유도하려는 정부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유예 종료를 명확히 하고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시장에 등장하여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로 이어졌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재시행 배경
현행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지방소득세 10%를 포함하면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상승한다. 이 세제 체계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되었으나,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시행이 유예되었다. 탄핵정국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유예 상태는 지속되어 왔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서도 유예조치 유지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하여 시장의 기대감을 형성했다. 다만,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내 135만 가구 착공 계획을 담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추가 규제책을 발표한 바 있다.
▲ 정부 정책 전환과 시장 반응
정부는 해를 넘긴 2026년 1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핵심 이슈로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투기·투자 목적 주택 보유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하며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틀 뒤인 1월 23일에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비거주 주택 매도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내놓게 하여 가격 안정을 유도하고, 기존 주택을 활용한 공급 증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양도세 중과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도의 시행 유예를 종료하는 것이므로, 입법을 통한 세제 변경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고 절차도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양도세는 주택 매매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므로, 다주택자들이 매도하지 않고 버틸 경우 '매물 잠김'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향후 보유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가 명확해지고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실제로 시장에는 다주택자 및 고가 1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출회되기 시작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 대비 수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 낮은 가격의 매물들이 '다주택자 급매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속속 등장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X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점차 축소되어 3월 중순에는 0.05%까지 낮아졌다. 특히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는 2월 넷째 주에 가격이 하락 전환했으며, 차상급지에 해당하는 한강벨트권도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강남권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 희망자들이 거래를 미루는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눈치싸움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지난해 가격 상승이 미미했던 외곽 또는 비강남권의 중하위 지역에서는 낮은 가격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유지, 지역 간 '키 맞추기' 장세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에 따르면, 3월에 계약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잠정치는 전월 대비 0.5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기조가 확정 수치로 이어진다면 2025년 8월(-0.07%) 이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유예 종료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
이달 9일 유예가 종료된 이후에도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1월부터 유예 종료와 더불어 다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한 결과, 한동안 시장 내 매물은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2026년 1월 1일 5만 7천 1건에서 1월 말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3월 21일에는 8만 80건을 기록하며 8만 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후 매물은 감소 추세로 전환되어 기사 작성일 기준 7만 2천 3015건을 기록 중이다. 9일 이후에는 다주택자 급매 효과가 약화되어 매물량이 일정 부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송파구는 기존에 풀린 급매물이 충분히 소화되면서 강남3구에서는 처음으로 4월 셋째 주에 상승 전환했으며, 일주일 후에는 서초구도 약세를 벗어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 매물이 그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았기 때문에 이달부터 강남 등 고가 지역의 매물 감소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며 거래량 또한 동반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 등 거시 경제 변수가 등장한다면 시장이 다시 움직일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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