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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도 학원 정상 운영, 초등학생 '휴일 없는 학습' 지속

이겨례 기자
어린이날에도 학원 정상 운영, 초등학생 '휴일 없는 학습' 지속
©연합뉴스

 

오는 5일 어린이날에도 서울 목동과 대치 등 주요 학원가 초등학생 대상 학원들이 정상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은 학습 연속성과 보충 강의 부담을 이유로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상황이며, 이는 한국 아동의 낮은 행복지수와 과도한 학습 시간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직결된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종합 복지 실태는 OECD 36개국 중 27위에 머물렀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초등학생 대상 유명 학원들이 5월 5일에도 정상 수업을 강행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서울 목동 A 초중고 수학학원과 대치 B 초중고 수학학원 등 주요 학원들은 어린이날에도 전 학령의 수업을 휴무 없이 진행한다고 밝혔다. 일부 학원들은 "황금연휴를 '실력 연휴'로 바꾸는 마법", "학습 지속성을 유지하고 학부모님의 휴식 시간을 확보해 드립니다"와 같은 광고 문구로 학부모들을 유인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어린이날 학원 수업에 대해 복합적인 심정을 토로한다. 초등학교 6학년 권모(12) 양은 국어학원은 쉬지만 영어학원은 수업을 한다며, 집에서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기에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김모(11) 군은 수학학원을 가지 않으면 다음 수업 진도가 밀릴 것을 우려하며, 학원에 가지 않는 친구들이 크게 부럽지 않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어린이날 학원 수업 여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달 네이버의 한 학원 강사 커뮤니티에서는 "어린이날에도 수업하시나요? 저희는 할 것 같은데…", "초등 애들은 다 와야 해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대치동의 한 맘카페에서는 연휴 기간 초등 수학 특강을 찾는 문의가 이어지며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방증한다.

어린 자녀를 어린이날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표명한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윤모(45) 씨는 학원이 횟수제로 운영될 때 휴일이 많으면 보충 강의가 열릴 수 있다며, 나중에 보충 강의가 잡힐 바에는 그냥 학원에 가는 것이 낫다고 설명한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이모(41) 씨는 공부의 연속성이 중요하고, 최상위권 반이 아닌 이상 수업 강도가 높지 않아 아이들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즐긴다고 전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아동의 복지 실태가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유니세프 이노첸티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종합적인 복지 실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연합(EU) 회원국 36개국 중 27위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20년 21위에서 더욱 하락한 수치로, 특히 한국 아동의 정신 건강은 36개국 중 34위의 최하위권을 기록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2024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 결과 또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5.3점으로 집계되었으며, 전체 학생의 65.1%가 학교 수업을 제외한 공부에 권장 수준을 넘는 시간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평균 2시간 47분, 중학생은 3시간 12분, 고등학생은 3시간 33분 동안 추가 학습을 하며 모두 권장 시간을 초과한다.

일각에서는 어린이날만큼은 아이들이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온전히 쉴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최모(49) 씨는 어린이날은 아이들을 위한 날이기에 실컷 놀고 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명예교수는 부모의 학습 욕구로 초등학생들이 어린이날에도 학원에 가는 상황을 지적하며, 한국의 낮은 아동행복지수를 고려할 때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이 공부보다 쉬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과도한 사교육 경쟁과 학습 지속성을 명분으로 한 학원가의 영업 행태는 어린이날 공휴일의 본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 1975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어린이날의 의미를 재고하고, 아이들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며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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