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과세당국이 글로벌 IT 기업 메타 아일랜드 법인에 부과한 법인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였다. 이는 한국 법인이 해외 본사의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넷플릭스도 유사 소송에서 승소하며 글로벌 기업 과세 기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지난달 23일 메타 아일랜드 법인이 역삼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국내에 물리적 사업장이 있는 외국 법인의 활동이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다시 한번 제시한다.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과세당국의 법인세 부과가 잇달아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디지털 경제 시대의 과세 원칙 재정립 필요성이 부각된다.
메타 아일랜드 법인은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 그룹 소속으로, 북미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광고주에게 플랫폼 공간을 판매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메타 그룹의 한국 법인은 아일랜드 법인으로부터 플랫폼 광고 공간을 구매하여 이를 국내 고객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해외 본사와 국내 자회사 간의 역할 분담에 대한 과세당국의 해석과 충돌 지점을 형성하였다.
이 소송은 서울지방국세청이 2021년 메타 아일랜드 법인에 법인세 부과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과세 당국은 한국 법인이 사실상 메타 아일랜드 법인의 국내 고정사업장에 해당하며, 이를 통해 국내 광고주를 상대로 광고 공간을 판매했으므로 그에 따른 소득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한국 내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대한 정당한 과세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반면 메타 측은 국내 사업장이 한국 법인이 별도의 사업을 수행하는 장소일 뿐이라고 반박하였다. 한국에서의 업무는 판촉 활동 및 정보수집 등 예비적이고 보조적인 활동에 불과하며, 한-아일랜드 조세 협약에서 규정한 고정사업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사업 모델과 각국 세법 간의 충돌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재판부는 메타 측의 손을 들어주며, 메타 아일랜드 법인이 한국 사업장에 대한 처분 및 사용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실제 그 장소에서 본질적인 사업을 수행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주된 취지이다. 재판부는 "한국 법인이 아일랜드 법인에 제공한 용역 활동이 아일랜드 법인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다고 해서 이를 곧 원고 자신의 사업 활동의 일부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플랫폼을 개설하고 운영하기 위한 필수적 지식 재산권 및 각종 서버는 메타가 보유하고 관리하는 만큼, 한국 법인이 본질적인 사업 활동을 수행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플랫폼 자체의 매력, 즉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플랫폼의 개발과 운영이 중요할 것인데, 한국 법인이 이러한 플랫폼의 개발·운영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설명하였다. 이어 "홍보 및 판촉 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활동에서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보조적인 활동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762억원 중 687억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로 사실상 승소한 선례와 맥을 같이 한다. 이와 같은 판례의 축적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국제 조세 원칙을 둘러싼 과세당국과 글로벌 기업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과세당국이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기존의 고정사업장 개념을 확대 적용하려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물리적 거점 없이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는 각국 정부의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공정한 과세 원칙과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에 대한 합당한 세금 징수는 국가 재정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반론 또한 강력하다.
이러한 법원 판단은 글로벌 IT 기업의 국내 사업 활동에 대한 과세당국의 접근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정부는 국제 조세 환경 변화와 디지털세 논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국내 세법 및 관련 조세 협약의 재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과세 기준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어 신중한 정책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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