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한강 '채식주의자', 국제 부커상 10주년 기념 독자 투표서 최고작 선정…한국 문학 글로벌 위상 재확인

김영 기자
한강 '채식주의자', 국제 부커상 10주년 기념 독자 투표서 최고작 선정…한국 문학 글로벌 위상 재확인
©연합뉴스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국제 부커상 10주년을 기념하는 독자 투표에서 역대 최고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한국 문학의 세계적 영향력을 입증하였다. 약 1만 명의 투표 참여자 중 거의 3분의 1이 이 작품을 선택하여, 문학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늠하게 한다. 이는 글로벌 독자층의 한국 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과 그 문화적 파급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이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10주년 기념 독자 투표에서 최고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전 세계 문학계에 한국 소설의 강력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부커상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 약 1만 명의 독자가 참여하였고, 이 중 3분의 1에 육박하는 인원이 '채식주의자'를 선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2016년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에도 해당 작품이 지속적인 문화적 가치와 독자적 매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터내셔널 부커상은 2005년 맨부커상 국제 부문으로 시작하여 2016년부터 운영 방식을 변경하며 글로벌 문학의 지평을 넓혀왔다. 한강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와 함께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한강 작가의 '흰'(2018),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2022), 천명관 작가의 '고래'(2023),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2024) 등 다수의 한국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오르며 한국 문학의 글로벌 위상을 꾸준히 높여왔다.

부커상은 이번 독자 투표 결과 발표와 함께 2023년 7월 게재되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를 다시 소개하며 작품의 심층적 배경을 조명하였다. 당시 한강 작가는 "2003∼2005년 집필 당시는 내게 힘든 시간이었다. 이 소설을 끝낼 수 있을지, 작가로서 살아남을 수는 있을지도 잘 몰랐다"고 회고하며, "내 작품들을 다른 문화의 더 넓은 독자층과 만나게 해줘 인터내셔널 부커상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는 창작의 고통과 글로벌 독자층과의 교류가 작가의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보여준다.

수상 이후 불거졌던 오역 논란에 대해 한강 작가는 "번역가가 고의로 원작을 훼손했다고도, 원작과 완전히 다른 새 작품을 창작했다고도 생각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다만, 자신이 '채식주의자' 번역 과정을 이후 '소년이 온다' 번역 과정만큼 세세하게 살펴봤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번역가 스미스는 2017년 여러 지적을 바탕으로 67곳을 수정하며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부커상은 설명한다.

유럽 문학계는 '채식주의자'가 "삶과 트라우마, 연약함,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아름답고 기묘한 소설"이라는 독자 리사 씨의 평가처럼, 보편적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며 문화적 경계를 넘어선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분석한다. 한강 작가는 "보통 소설을 쓰고 나서 남은 질문들이 나를 그다음 작품으로 이끈다"고 언급하며, 현재 집필 중인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작가의 창작 활동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역시 수상 당시의 감회를 전하며, 당시 학생 신분으로 받은 상금에 "안도했고 울었다"고 회고하였다. 스미스는 수상이 미친 영향을 단정 짓기 어렵다면서 "당시 나는 준비되지 않은 수준의 주목을 받았다. 어쩌면 천천히 꾸준하게 시작했더라면 더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글로벌 문학 시장에서 번역 문학이 작가와 번역가 모두에게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문학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번역 문학이 지닌 근본적 한계와 상업적 성공만을 추구하는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특정 작품의 성공이 전체 문학 시장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번역 인프라 확충과 다양한 장르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이번 독자 투표 결과는 한국 문학의 글로벌 영향력이 단발성 현상이 아니라, 견고한 독자층과 비평적 깊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 소설은 더욱 다양한 번역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날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 문학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며, 장기적인 국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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