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제 강화…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긴장 고조

김영 기자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제 강화…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긴장 고조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새로운 해상 규제를 공식 도입하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모든 선박은 사전 통행 허가와 이란의 운항 규칙 준수를 의무화하여,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핵심 해상로의 통제권 강화를 시사한다. 이 같은 조치는 국제 사회의 '항행의 자유' 원칙과 충돌하며 지정학적 긴장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해상 교통에 새로운 규제 체계를 공식적으로 가동하여 국제 해운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5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주권적 통치 체계'로 묘사한 이번 조치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의미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가중한다.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이란 당국이 지정한 공식 이메일 주소(info@PGSA.ir)를 통해 통행 규칙 및 규정에 대한 안내 메일을 의무적으로 수신해야 한다. 선박들은 이란이 제시하는 운항 방식에 맞춰 항로를 조정해야 하며, 해협 진입 전에는 반드시 사전 통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과거의 자유로운 통행 관례와는 명백히 다른 강제성을 띠는 조치로 분석된다.

이란의 이러한 움직임은 걸프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국제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법적 지위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서방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를 이란의 일방적인 통제 강화 시도로 해석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이번 조치는 국제 해상법상 '무해 통항권'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고 분석하며, 국제 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유일한 해상 통로이다. 이란의 해상 규제 강화는 원유 수송 비용 상승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글로벌 유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시도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공급 리스크를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핵 협상이나 서방 제재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은 과거에도 이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제 사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란이 자국의 주권적 권리 행사를 강조하는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항행의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이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이란의 주권적 통치 체계 도입이 국제법상 무제한적인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유엔 해양법 협약은 국제 항해에 사용되는 해협에서 모든 선박의 무해 통항권을 인정하며, 연안국이라 할지라도 이를 부당하게 방해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이러한 국제법적 해석의 차이는 향후 이란과 국제 사회 간의 외교적 마찰을 심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해상 규제 강화는 글로벌 경제 및 안보 지형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 유가의 상승 압력과 더불어, 해운 기업들은 운항 계획을 재조정하고 추가적인 보안 비용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란의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키며, 국제 사회의 단호하고 일관된 외교적 대응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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