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건강보험료를 회피하면 최대 6년 전 보험료까지 일괄 납부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기존 3년이던 부과제척기간이 6년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국회는 지난 4월 23일 본회의에서 국민건강보험법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법적 미비점을 보완했다. 이 개정안은 보험료를 매길 수 있는 법정 기한인 부과제척기간을 명확히 규정하며, 특히 속임수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은 경우 6년까지 소급하여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법적 근거 부족으로 3년이 지난 보험료는 사실상 받아낼 방법이 없어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과거 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 징수권에 대해서만 3년의 시효를 두었으며, 보험료 부과권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징수 시효와 동일한 3년을 적용했다. 이러한 제도의 빈틈은 A 사업장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해당 사업장은 직장가입자 없이 4명이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로 꾸며 7년간 보험료를 적게 납부하다 적발되었으나, 공단은 전체 8천415만7천원의 부정 보험료 중 최근 3년치인 3천489만1천620원만 부과할 수 있었다. 나머지 4년치에 해당하는 4천926만5천380원은 법적 한계로 포기해야 했다.
이번 법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3년으로 하되, 부정행위가 개입된 경우에는 6년으로 연장하여 책임 소재를 강화한다. 또한 소송이나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재계산해야 할 때에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다시 보험료를 매길 수 있는 특별 규정을 마련했다. 이는 상여금 통상임금 소송처럼 판결까지 수년이 걸려 공단이 승소하고도 보험료를 받지 못했던 사례를 방지하며, 근로자 B씨의 통상임금 소송 지연으로 인한 약 300억원 이상의 재정 손실 추산과 같은 상황의 재발을 막는다.
개정안은 노인장기요양보험료 계산 시 발생하던 혼란도 해소한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일정 비율을 곱하여 계산하는데, 그동안 소수점 이하 처리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 혼선이 있었다. 개정안은 이를 소수점 이하 다섯째 자리에서 반올림하도록 명시하여 계산 방식의 통일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법 개정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대다수 국민과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수적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4대 사회보험 중 제척기간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보험료 부과 과정에서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급 적용 기간 확대가 개인이나 기업에 예상치 못한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새로운 규정의 안착을 위해 관련 제도 정비와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합리적 정비는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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