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 공판, 경찰 증언 모순 및 강압수사 의혹 증폭

이겨례 기자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 공판, 경찰 증언 모순 및 강압수사 의혹 증폭
©연합뉴스

 

17년 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재심 청구 재판에서 당시 수사 경찰관이 강압수사 의혹을 부인하며 "직감"과 "표정"을 용의자 특정 근거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의 증언은 기존 수사보고서 및 다른 증인의 진술과 배치되는 점이 드러났다. 특히 택시 운행기록장치(타코미터) 분석 결과가 자백 내용과 모순된다는 전문가 증언이 나오며 재심 개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보조로브 아크말(37)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2009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 사건 공판에서 당시 수사를 주도한 경찰관 A씨가 출석하여 강압수사 의혹을 부인하였다. A씨는 아크말씨가 2009년 7월 발생한 다른 택시강도 사건으로 구속된 후 약 4개월 전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에 대해 자백했다고 주장하며, 폭행 등 강압수사는 "절대로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였다. 그는 검찰이 아크말씨를 살인 용의자로 특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형사의 직감"과 "표정"을 언급하였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하였다.

A씨는 아크말씨가 당시 명서동에 거주하였고, 그곳이 택시 유기 장소와 매우 가까워 의심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아크말씨 측은 재판정에서 명서동에 거주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여 A씨의 증언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한 A씨는 범행 당시 공업용 커터칼을 의창구 한 슈퍼에서 구매했다고 수사보고서에 기록하였으나, 앞선 공판에 출석한 해당 슈퍼 주인은 해당 커터칼을 취급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여 범행 도구 관련 증언 역시 기존 기록과 정면으로 배치되었다.

아크말씨가 피의자로 지목되기 전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B씨는 이날 공판에서 기지국 통신 분석을 통해 강도 등 전과가 있는 다른 용의자들이 있었음을 증언하였다. 그러나 B씨는 해당 용의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재판부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는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 또는 특정 용의자에게 수사가 집중된 배경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킨다.

최진무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화상 증인으로 출석하여 아크말씨가 자백한 살인 사건 범행 전후 택시 이동 경로와 실제 택시 운행기록장치(타코미터)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증언하였다. 당시 아크말씨의 유죄 판결에 증거로 인정되었던 타코미터 기록과 자백 내용 간 모순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자백 내용과 타코미터 기록 간 상당한 모순이 존재한다"고 밝히며, 핵심 증거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아크말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하였으며, 2009년 7월 택시 강도 혐의로 구속된 뒤 같은 해 3월 발생한 택시 강도 살인사건 피의자로 지목되었다. 그는 재판 끝에 5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15년 7월 첫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이듬해 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졌으며, 2025년 1월 박준영 변호사를 통해 두 번째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였다.

일각에서는 당시 수사 경찰관이 강압수사를 강하게 부인하며 자신의 직감을 수사의 근거로 제시한 점을 들어, 법치주의 원칙에 입각한 엄격한 증거주의가 재확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건 발생 17년이 지난 시점에서 초기 수사 과정의 모든 세부 사항을 명확히 기억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재판부는 추가 심문기일을 가진 후 재심 개시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이번 재심은 과거 판결의 정당성과 사법 시스템의 신뢰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원#택시기사#살인#재심#공판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 공판, 경찰 증언 모순 및 강압수사 의혹 증폭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