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기존 대비 4배 높은 효율의 수소 생산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여러 금속을 섞을수록 나노입자가 더 균일해진다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KAIST와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기존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루테늄(Ru) 촉매 대비 약 4배 높은 효율을 보이는 수소 생산 촉매를 개발하며 에너지 기술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연구팀은 여러 금속을 혼합할 경우 나노입자 구조가 불안정해진다는 기존 인식을 뒤엎고, 오히려 더 균일한 나노입자가 형성되는 '역설적 현상'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 발견은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인 나노입자 정밀 제어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수준으로, 최근에는 성능 향상을 위해 여러 금속을 섞는 다성분 구조로 발전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구성 원소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각 원소의 반응 속도 차이로 인해 입자 크기와 모양이 불균일해지는 문제가 발생하여 정밀 제어가 어려운 대표적인 기술적 난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연구는 기존의 통념을 전환하는 중요한 과학적 진보를 이뤘다.
연구팀은 금속 원소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입자 성분이 한 방향으로 모여 더 균일해지는 '성분 집중' 현상에 주목하였다. 서로 다른 금속 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먼저 자리 잡은 원자가 이후 들어오는 원자가 더 쉽게 붙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로 인해 원자들이 무작위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층층이 질서 있게 쌓이며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그동안 나노소재 합성에서 문제로 인식되던 복잡한 화학 반응 환경이 오히려 원자들이 정돈된 구조를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이는 여러 금속이 섞인 복잡한 나노소재도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검증하기 위해 5가지 금속이 포함된 다성분 나노입자 촉매를 실제로 제작하였다.
제작된 촉매를 암모니아 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 반응에 적용한 결과,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루테늄 촉매보다 약 4배 높은 효율을 나타냈다. 암모니아는 쉽게 분해되지 않아 높은 온도와 빠른 반응을 유도하는 촉매가 필수적이며, 이번 연구는 고효율 촉매 개발의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정희태 KAIST 석좌교수는 "나노입자 합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역설적 현상'을 발견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추가적인 공정 최적화 및 경제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순수 과학적 발견이 상업적 활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자본 투입이 수반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새로운 촉매 기술의 대량 생산 가능성 및 비용 효율성 검증은 향후 연구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리를 활용하면 원하는 성능에 맞춰 금속 조성을 설계할 수 있어 수소 생산 효율 증대 및 이산화탄소 전환 등 에너지 공정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촉매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7일 게재되었으며, 미래 에너지 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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