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지수가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30.7을 기록하며 국제 물가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곡물, 유지류, 육류 가격이 상승세를 주도한 반면, 유제품과 설탕 가격은 하락하며 품목별 편차가 뚜렷하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과 기후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7로 전달 대비 1.6% 상승하며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이 지수는 2014년부터 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설정한 수치로, 지난 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2월부터 석 달 연속 반등하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지수 상승이 주요 식량 품목의 공급 불확실성 증대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8% 오른 111.3을 나타냈다. 밀 가격은 미국 일부 지역의 가뭄과 호주의 강수량 부족 우려, 그리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으로 내년 재배 면적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옥수수와 쌀 가격지수 또한 전반적으로 상승하여 국제 곡물 가격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유 가격이 모두 오르며 전달 대비 5.9%나 급등한 193.9를 기록하였다. 특히 팜유 가격은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5개월 연속 상승 기조를 유지하였다. 해바라기유 가격 역시 흑해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2% 상승한 129.4를 기록하였다. 쇠고기 가격은 브라질의 도축 가능 물량 부족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돼지고기 가격 또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계절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승하였다.
반면 유제품 가격지수는 119.6으로 전달 대비 1.1% 하락하였다. 버터와 치즈 가격은 유럽연합(EU)과 오세아니아 지역의 풍부한 우유 공급 증가 영향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설탕 가격지수는 국제 공급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전달보다 4.7% 하락한 88.5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중국과 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이 개선되고 브라질이 신규 수확을 시작한 점이 설탕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품목별 상이한 가격 움직임은 글로벌 식량 물가 불안정 속에서도 개별 시장의 공급 및 수요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식량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라며 "특히 밀과 팜유 등 주요 품목의 생산 차질 우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질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제품과 설탕 가격의 하락세, 그리고 FAO의 향후 곡물 생산량 증가 전망을 근거로 현 상황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가격 급등 수준인 160.2에는 미치지 못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FAO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세계 곡물 생산량이 30억3천980만 톤으로 2024년부터 2025년 대비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같은 기간 곡물 소비량은 29억4천620만 톤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공급량 증가가 수요 증가를 상회할 가능성을 시사하나, 단기적인 국제 식량 시장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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