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민생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를 중동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인 2%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매점매석 행위에는 과징금 신설 등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해소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며 에너지 가격 통제권을 유지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동 전쟁 상황과 유가 추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전체 물가 체계에 미칠 파급력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13일부터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 상한을 2주 단위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5차 최고가격에서도 지난 2차 발표 당시 결정한 유종별 리터당 210원 인상폭을 그대로 유지하며 가격 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유가가 대폭 하락하는 국면에 진입할 경우 제도 해제를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이 우선적인 전제 조건임을 명확히 했다.
정부는 고유가와 고물가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한국의 물가 관리 지표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 정책 수단을 신속히 가동한 결과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3월 기준 미국이 3.3%, 유럽연합(EU)이 2.8%, 영국이 3.4%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물가 안정세가 상대적으로 견고함을 입증하는 수치다.
다만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3월 2.2%에서 4월 2.6%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경계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여 품목별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현재의 수치에 안심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치밀한 관리 체계를 유지하여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법 개정을 통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법치주의적 시장 경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정부는 물가안정법 개정에 착수하여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현행 몰수 조치 외에도 신고 포상금 제도와 부당이득 과징금 신설 등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을 대거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가격 통제 정책의 틈새를 노린 사재기나 공급 조절 행위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정책의 낙수 효과가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손실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재원을 1차 추가경정예산에 이미 반영해 둔 상태다. 구 부총리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향후 정유사와의 실질적인 정산 과정을 거쳐 실제 손실 규모를 정밀하게 따져보고 재정 여력을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 개입이 시장의 자율적인 수급 조절 기능을 왜곡하고 민간 기업의 경영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최고가격제가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의 투자 위축이나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시장의 자율적 기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비상시국임을 강조하며, 민생 안정을 위한 한시적이고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향후 물가 정책의 향방은 중동 분쟁의 전개 양상과 국제 에너지 시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중동 전쟁 상황에 따라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하겠다"며 에너지 안보와 물가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 조합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