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유가·자원안보위기 직격탄 맞은 강릉 월화교 분수, '금·토 야간' 제외한 공연 전면 중단

정휘 기자
고유가·자원안보위기 직격탄 맞은 강릉 월화교 분수, '금·토 야간' 제외한 공연 전면 중단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가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물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대표 관광 명소인 월화교 분수 공연을 대폭 축소한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자원안보위기 경계발령에 따른 에너지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자원 수급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화요일부터 목요일, 그리고 일요일 공연은 전면 중단되며 금요일과 토요일 야간 공연만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강원 강릉시는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로 가중되는 고유가 및 고물가 상황에 대응하여 야간 관광의 핵심 자산인 월화교 분수 시설의 운영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에너지 수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자원안보위기 경계발령이 해제되는 시점까지 분수 공연의 가동 범위를 최소화하는 비상 운영 체제에 돌입한다.

월화교 분수는 지난 2023년 4월 강릉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대천 상부에 설치되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시설이다. 총연장 160m에 달하는 대규모 분수 시설은 116개의 분수 노즐과 6대의 빔프로젝터, 14대의 무빙 라이트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물과 빛, 음악이 어우러지는 화려한 야경을 제공하며 그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어왔으나, 막대한 전력 소모가 수반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기존 운영 방식은 평일과 주말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가동 시간을 유지해왔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간 2회와 야간 1회의 공연이 진행되었으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주간과 야간에 각각 2회씩 총 4회의 공연이 매일 펼쳐졌다. 주간에는 분수 쇼 위주로, 야간에는 음악과 조명을 결합한 종합 멀티미디어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변경된 지침에 따라 앞으로 화요일부터 목요일, 그리고 일요일은 주야간을 막론하고 모든 공연이 중단된다. 에너지 소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광객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운영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이마저도 전력 소모가 적은 주간 공연은 폐지하고, 야간에만 2차례 분수와 음악, 조명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이번 조치는 강릉시가 최근 개최한 비상경제대책 회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요금 부담을 줄이고 자원 절약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시장 질서의 안정과 법치 중심의 행정 원칙에 따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단순히 비용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이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이다. 자원안보위기 경계발령 상황에서는 민간의 자율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공공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 필수적이다. 강릉시는 이번 분수 가동 축소를 통해 절감되는 에너지를 보다 시급한 민생 현안에 투입하고 시 재정 운영의 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강릉 도심의 야간 관광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월화교 인근 상인들은 분수 공연을 보기 위해 방문하던 유동 인구가 줄어들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관광 자원의 운영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 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아쉽지만, 분수 공연을 최소화해 운영하기로 했다"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시 측은 이번 결정이 시민들의 안전과 국가적 자원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임을 명확히 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국내 에너지 구조상 지자체의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은 적절한 위기 관리 모델이라고 평가한다.

향후 월화교 분수의 정상 가동 여부는 국제 유가의 추이와 정부의 자원안보위기 발령 단계 조정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강릉시는 중동 정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상황 변화에 따라 운영 계획을 탄력적으로 재조정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약이라는 대의명분 속에서 관광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도 병행되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시민들은 이번 조치를 통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다시금 체감하며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는 분수 공연 축소에 따른 관광객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자원 안보라는 거대한 과제 앞에서 지역의 대표 볼거리마저 멈춰 세운 이번 사례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경제적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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