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이 제주산 애플망고와 고가 주류를 결합한 프리미엄 빙수를 앞세워 여름철 미식 시장 선점에 나섰다. 분자요리 기법과 금가루 등 최상급 식재료를 동원한 이번 빙수 전쟁은 단순한 디저트 경쟁을 넘어 호텔 브랜드의 가치를 증명하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주요 호텔의 망고 빙수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20%까지 급증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국내 호텔업계가 본격적인 하절기를 앞두고 제주산 애플망고와 프리미엄 식재료를 활용한 고가 빙수 라인업을 일제히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이번 시즌의 특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문화를 겨냥한 화려한 비주얼과 위스키, 와인 등을 곁들이는 이색 페어링 서비스의 전면 도입이다. 호텔들은 단순한 디저트 제공에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대표 메뉴인 애플망고 빙수와 함께 주류를 결합한 이색 마케팅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망고 빙수와 와인을 조합한 '빙바인', 허니콤 아포카토 빙수에 위스키를 곁들인 '빙스키', 딸기 빙수와 샴페인을 매칭한 '빙버블' 등이 대표적이다. 계절별로 제철 과일을 교체 운영하며 미식 경험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제주신라호텔은 1~2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기존보다 크기를 줄인 '쁘띠 애플망고 빙수'를 선보이며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각 사업장별로 특색 있는 시그니처 메뉴를 배치하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조선 팰리스는 제주산 애플망고 위에 라임 제스트와 금박 장식을 더해 시각적 화려함을 극대화한 제품을 내놓았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고당도 수박의 과즙을 얼려 만든 얼음과 실제 과육을 활용한 수박 빙수로 전통적인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초콜릿으로 수박씨를 정교하게 표현하는 등 디테일한 미학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럭셔리 브랜드인 시그니엘 역시 제주산 애플망고를 주력으로 내세워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시그니엘 서울의 '시그니처 망고 빙수'는 눈꽃 우유 얼음 위에 애플망고와 금가루를 올리고 마스카르포네 치즈 소스를 곁들여 풍미를 높였다. 지난해 시그니엘 부산의 망고 빙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시그니엘 서울 또한 5%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가치 소비를 아끼지 않는 2030 세대의 '스몰 럭셔리'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유기농 우유와 국내산 배를 활용한 클래식 빙수에 분자요리 기법을 접목하여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망고 액체를 작은 구체로 만드는 망고 스피어 기술을 적용해 고객에게 독특한 식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전남 나주산 배를 활용한 시나몬 배 빙수를 출시하며 지역 특산물과의 상생 및 식재료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배 우유 얼음과 시나몬 시럽에 절인 배를 조합해 깊은 풍미와 다채로운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는 애플망고 외에도 말차와 토마토 등 이색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빙수 3종을 선보였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일본 우지 말차와 시칠리아식 그라니따를 접목하여 글로벌 미식 트렌드를 반영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망고 쇼트케이크와 셔벗을 한데 모은 빙수 플래터 형식을 도입해 구성의 풍성함을 더했다. 이러한 다변화 전략은 천편일률적인 망고 빙수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매년 치솟는 호텔 빙수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와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폭을 상회하는 가격 책정이 호텔의 수익 극대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빙수 한 그릇이 식사 비용을 크게 웃도는 현상에 대해 심리적 저항감을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급호텔의 프리미엄 전략은 시장 질서 내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견고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호텔업계의 한 마케팅 전문가는 "여름철 호텔 빙수는 이제 단순한 계절 메뉴를 넘어 해당 호텔의 미식 수준과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지표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객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최상급 식재료가 제공하는 경험의 가치에 지불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호텔들이 가격 논란 속에서도 고가 정책과 고품질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향후 특급호텔의 빙수 시장은 더욱 정교한 개인화와 미식의 과학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분자요리 기법의 확산과 주류 페어링 서비스의 고도화는 빙수를 하나의 예술 작품이나 정찬의 영역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한정된 여름 시즌 동안 고객의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식재료 발굴과 마케팅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빙수를 둘러싼 특급호텔 간의 자존심 대결은 당분간 식지 않을 열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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