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재명 대통령, 미·중 고위급 연쇄 접견… 글로벌 공급망 및 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

김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 미·중 고위급 연쇄 접견… 글로벌 공급망 및 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3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서울에서 연쇄 접견하며 글로벌 관세 전쟁과 공급망 재편 등 핵심 경제 안보 현안 조율에 나선다. 이번 연쇄 회동은 세계 경제의 명운을 가를 미중 정상 간의 담판 직전에 한국이 전략적 요충지로서 국익을 극대화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거대한 외교적 이벤트를 앞두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각각 접견하여 국제 정세 전반에 걸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13일 베선트 장관의 예방을 받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하며 이번 만남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접견은 14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하루 남겨둔 시점에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이 미중 사이의 이해관계를 사전 조율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미중 양국의 핵심 경제 사령탑이 서울에서 동시에 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받는다. 베선트 장관은 이 대통령 예방과 별도로 13일 서울에서 허리펑 부총리와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가질 예정이며 이는 미중 정상회담의 최종 의제를 조율하는 마지막 단계가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미중 간의 관세 갈등이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특히 이번 접견에서 논의될 관세 협상 후속 조치와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패권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업 내용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의 투자 가치를 인정받고 상응하는 혜택을 확약받는 것이 이번 회담의 실질적 목표 중 하나다"라고 설명한다.

급변하는 중동 정세 역시 이번 연쇄 접견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란 전쟁의 확전 양상과 최근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은 국제 유가 급등을 억제하고 해상 물류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경제 협력을 넘어선 역내 평화 유지 방안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공유받는 동시에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유지를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무할 방침이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실무적으로 유지하려는 균형 외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접견이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전문가는 "강대국 간의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양측 사절을 동시에 접견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공급망 내의 지배력을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단순한 예방을 넘어 한국의 목소리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연쇄 접견이 자칫 미중 사이의 '줄타기 외교'로 비쳐 양국 모두로부터 압박을 받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미국은 더욱 강력한 대중 압박 동참을 요구하고 중국은 한국의 대미 밀착을 경계하며 경제적 보복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기계적 중립에 매몰되기보다는 명확한 국익 우선주의 원칙하에 정교한 논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전개 방향은 13일 접견 이후 발표될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의 결과와 14일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접견 내용을 바탕으로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경제 안보 대응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 계획 점검과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범부처 협력 체계 가동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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