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진행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가 성과급 지급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최종 결렬됐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사측이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고수하며 조정안이 오히려 퇴보했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마라톤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삼성전자는 향후 노사 관계의 불확실성과 경영 리스크 증대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마련된 사후조정 마지막 날까지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사후조정은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합의에 실패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이후 노사가 다시 마주한 자리였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이틀간의 극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사 양측은 전날부터 이어진 마라톤 협상을 통해 막판 타결을 시도했으나 핵심 쟁점인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 확보 방안에서 좌초했다.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1차 회의가 1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데 이어 이날 열린 2차 회의는 무려 16시간 동안 계속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13일 새벽까지 이어진 논의에서도 사측과 노조는 서로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사측이 제시한 조정안이 노조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존보다 후퇴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협상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정안을 요청하고 12시간 넘게 기다렸으나 조정안은 요구보다 퇴보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은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금인 OPI 제도를 유지하느냐 혹은 노조가 요구하는 투명화된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느냐의 문제였다. 사측은 경영 환경의 변동성과 시장 질서를 고려할 때 기존의 성과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측은 성과급 투명화가 아닌 기존의 OPI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다"며 협상 결렬의 핵심 원인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협상 결렬이 단순한 임금 수준의 문제를 넘어 기업 보상 체계의 원칙과 경영권의 영역이 충돌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최승호 위원장은 현장에서 "노사 이견이 좁아지지 않았으며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됐다"고 단언하며 향후 강경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제시한 안이 노동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수준이라며 조직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의 전면 공개는 경영 기밀과 직결될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이 보수적인 경제계의 시각이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노사 관계 정립이 시급하며 과도한 요구는 결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OPI 제도는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핵심 보상 시스템으로 초과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직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도 개선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사측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 틀 자체를 바꾸는 것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절차마저 종료됨에 따라 노사는 이제 법적 조정 기간을 모두 소진하게 되었으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쟁의 행위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핵심 생산 라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대외 신인도 하락과 주가 영향 등 경제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 산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향후 노사 관계는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이며 사측이 추가적인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대화의 물꼬를 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투쟁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며 사측 역시 비상 경영 체제 하에서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라는 상징적 기업의 노사 갈등은 국내 전체 산업계의 임금 협상 기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삼성전자 임금협상 사후조정의 결렬은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이라는 노조의 명분과 경영 원칙 고수라는 사측의 실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사례다. 양측이 이틀간 총 27시간이 넘는 마라톤 논의를 벌였음에도 합의에 실패했다는 점은 그만큼 갈등의 골이 깊음을 증명한다. 이제 공은 노조의 쟁의권 행사 여부와 사측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당분간 삼성전자를 둘러싼 노사 긴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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