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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만 명 총파업 초읽기... 성과급 제도화 평행선에 '반도체 초호황' 위기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5만 명 총파업 초읽기... 성과급 제도화 평행선에 '반도체 초호황' 위기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제도화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됐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5만 명 규모의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며, 파업 현실화 시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0조 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17시간 동안 이어진 사후조정 회의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예정된 5만 명 규모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40조 원 감소라는 전례 없는 경영 위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노사 양측이 충돌한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의 투명화와 이를 명문화하는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현행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배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연봉의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선을 철폐하고 성과급 지급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여 경영진의 자의적 판단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성과급 고정 지출은 경영 유연성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맞섰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 주기가 매우 뚜렷하여 적자 시기를 대비한 재원 축적이 필수적인데, 이익의 상당 부분을 성과급으로 고정 배분할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논리다. 사측은 대신 매출 및 영업이익 국내 1위 달성 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한해 영업이익의 12%를 특별 보상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의 거부로 무산됐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특별 보상안이나 OPI 주식보상제도 확대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과거에도 실적이 좋을 때 보상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으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사업 등 핵심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정당한 대우가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의 구두 약속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반드시 명문화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만 파업을 멈출 수 있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자본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질 경우 중장기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이 고정될 경우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 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삼성전자의 사례가 국내 산업계 전반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여 타 기업들까지 노사 갈등이 번지는 연쇄 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번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조에 제시된 안들이 공식적인 조정안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노위 측은 공식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노조가 먼저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 역시 회사가 공식적으로 최종안을 내놓은 단계는 아니었으며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기 위한 초안 수준의 논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삼성전자의 총파업이 가져올 경제적 손실 규모에 주목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파업이 강행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증발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5만 명에 달하는 인력이 일시에 생산 현장을 이탈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률 저하와 납기 지연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바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직결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삼성전자의 운영 불확실성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공급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주요 고객사들의 조달 안정성을 위협하며 결과적으로 경쟁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서버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서 삼성전자의 공급 능력이 훼손될 경우 시장 점유율 탈환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생존권 문제도 심각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 1,061개를 포함해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총 1,700여 개가 넘는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생산 일정에 의존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이들 협력사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및 파견 인력들의 고용 불안이 가중될 것이며 이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 돌입 전까지 극적인 타협점을 찾기 위한 막판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 라인의 셧다운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하는 유무형의 손실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은 노사 양측이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 원칙 하에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중재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합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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