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년 만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이란 전쟁 종식 및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을 위한 고강도 정상회담에 나선다. 이번 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진 중동 분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첨단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하여 2박 3일간의 공식 방중 일정에 돌입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미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숙소로 이동해 이튿날부터 시작될 시진핑 주석과의 담판을 준비한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집권기였던 2017년 이후 약 9년 만에 이루어지는 베이징 행보라는 점에서 양국 관계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양국 정상은 인민대회당에서 대좌하여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고 국제 사회의 핵심 현안을 논의한다. 당초 이번 회담은 지난 3월 말로 예정되었으나 미·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약 한 달간 연기된 바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지휘를 사유로 방중을 늦췄으나, 현재 한 달 넘게 지속되는 휴전 상태를 활용해 중국의 역할론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전운을 잠재우기 위한 이란 전쟁의 향배는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을 담보하는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의 대(對)이란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 중인 '경제적 분노' 작전은 이란의 원유 판매 제재를 통해 중국의 에너지 수급까지 압박하는 고도의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중국 역할론' 요구를 역이용해 자국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기 종전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방침이다. 파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중동 평화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란 전쟁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무역과 공급망, 인공지능 및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등 경제 안보 분야의 논의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양국은 관세 전쟁의 일시적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의 무역법 조사와 중국의 희토류 공급 통제 등 휘발성 강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독립 반대' 입장을 명확히 끌어내기 위해 이번 회담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이후 두 정상은 중국의 역사적 명소인 톈탄공원을 참관하고 만찬을 함께하며 개인적 유대를 강화하는 밀도 있는 일정을 소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올해 하반기 미국 답방을 공식 요청한 상태이며, 이는 양국 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답방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은 하반기 다자 정상회의를 포함해 최대 3차례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 없이 상징적인 만남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한 차례 연기를 거치며 실무적 조율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고, 양국의 근본적인 패권 경쟁 구도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나, 현재로서는 북미 간 접촉 동향이 포착되지 않아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직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많으며 무엇보다 무역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그는 내 친구고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면서도 "이란은 우리가 잘 관리하고 있으며 그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말살당할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덧붙였다. 이는 시 주석과의 본격적인 회담을 앞두고 이란 문제를 협상의 종속 변수로 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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