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뷰티 산업이 혁신성과 트렌드 대응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지역별 피부 특성과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단일 마케팅 전략은 장기적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7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해 온 세네갈 출신 마케팅 전략가 파마 자이 아가스킨 대표는 100여 개 브랜드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K-뷰티의 지속 가능한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선 ‘시장별 맞춤형 다양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뷰티 산업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넘어 향수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파마 자이 아가스킨 대표는 한국 화장품이 가진 혁신적 기술력과 철학이 이미 글로벌 표준을 재정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향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도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K-뷰티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았다.
파마 대표의 한국 정착은 2008년 뉴욕 코리아타운에서 접한 시트 마스크의 효능에 매료되면서 시작된 필연적 결과였다. 미국 뉴욕에서 10년간 학업과 일을 병행하던 그는 당시 메이시스나 세포라 등 대형 유통 채널에서도 찾을 수 없던 한국 제품의 독보적 가치를 발견했다. 2016년 한국 여행을 통해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한 그는 이듬해 한국에 정착하여 마케팅 컨설팅 법인인 아가스킨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아가스킨은 설립 이후 100개가 넘는 한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마케팅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로나19 이후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약 2년간 진행한 K-뷰티 팝업 행사를 들 수 있다. 파마 대표가 직접 제안하여 성사시킨 이 프로젝트는 당시 생소했던 한국 화장품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K-뷰티의 비약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 방식에 있어서는 구조적인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많은 한국 브랜드가 시장별로 상이한 피부 타입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내와 동일한 전략을 고수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파마 대표는 다양성을 단순히 몇 가지 색조 제품을 추가하는 수준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실제 마케팅 현장에서는 특정 인종이나 피부색에 맞는 제품이 준비되지 않아 모델이 개인 소장품을 사용하는 등의 전문성 결여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운영상의 실수가 아니라 인종별 피부 다양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구조적 결함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미시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는 정교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차세대 주력 시장으로 부상하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서도 기존과는 다른 신중한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아프리카는 54개국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시장이며 각 국가마다 고유한 문화와 소비자 특성을 지니고 있어 단일 시장으로 접근할 경우 실패 가능성이 높다. 각 지역의 생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최적화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시장 안착의 핵심이다.
파마 대표는 브랜드의 역할이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소비자에게 올바른 사용법과 가치를 전달하는 교육의 영역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뷰티 제품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브랜드의 철학을 공유할 때 비로소 시장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K-뷰티의 빠른 트렌드 전환 주기가 오히려 브랜드 충성도를 약화시키고 소비자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유행에 민감한 제품군에만 치중할 경우 장기적인 브랜드 헤리티지를 구축하기 어려우며 이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질서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적 우위와 더불어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향후 K-뷰티의 향방은 제품 자체의 품질보다 해당 제품을 각기 다른 문화권의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파마 대표는 내년 중 자신의 전문성을 집약한 자체 뷰티 브랜드를 출시하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세네갈 청소년 올림픽과 연계한 프로젝트 등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며 K-뷰티의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결국 세계 시장에서의 승패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안목과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존중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단순한 수출 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각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때 비로소 K-뷰티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급변하는 국제 통상 환경 속에서 문화적 문턱을 낮추는 전략적 유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