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혈압 잡는 ‘복합 운동’의 위력…수축기 혈압 6.18㎜Hg 떨어뜨린다

이겨례 기자
고혈압 잡는 ‘복합 운동’의 위력…수축기 혈압 6.18㎜Hg 떨어뜨린다
©연합뉴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복합 운동이 고혈압 환자의 24시간 활동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역시 유의미한 혈압 감소를 유도하며, 전통적인 유산소 운동은 주야간 혈압을 가장 일관되게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스포츠의학저널(BJSM)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고혈압 환자의 운동 처방 패러다임이 유산소 단일 종목에서 다변화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근력 운동을 결합한 복합 운동이 고혈압 성인의 24시간 활동혈압을 관리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수단임이 통계적으로 증명됐다.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 연방대 로드리구 페하리 교수팀이 수행한 네트워크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복합 운동을 수행한 그룹은 대조군 대비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6.18㎜Hg 하락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 기록한 5.71㎜Hg 감소와 유산소 운동의 4.73㎜Hg 감소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고혈압 진단과 치료의 핵심 지표로 부상한 24시간 활동혈압을 기준으로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매우 높다. 24시간 활동혈압은 병원 방문 시 일시적으로 측정하는 혈압보다 실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하는 야간 혈압의 변화와 일상적인 활동 중의 혈압 변동 폭을 모두 반영하기에 환자의 실질적인 혈관 상태를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8월 사이에 발표된 31건의 무작위 대조시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운동 유형별 효능을 정밀하게 비교했다. 분석 대상에는 총 1,345명의 참가자가 포함되었으며, 이들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웨이트 트레이닝, 플랭크, 요가 등 67개의 서로 다른 운동군으로 분류되어 최소 4주 이상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분석 결과 유산소 운동은 주간과 야간 모두에서 혈압 감소 효과가 가장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완기 혈압 감소 측면에서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 4.64㎜Hg 하락을 기록하며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고, 필라테스(4.18㎜Hg)와 복합 운동(3.94㎜Hg)이 그 뒤를 이었다. 유산소 운동의 이완기 혈압 감소 폭은 2.76㎜Hg로 나타나 수축기 혈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운동 방식에 따라 혈관의 수축과 이완 기전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입증하는 결과다.

운동 방식별로 혈압 강하 효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혈관 탄성과 압력 전달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유산소 운동은 전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유도하여 혈관벽을 부드럽게 만들고 탄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단독 근력 운동은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압력을 혈관에 가할 수 있다. 복합 운동은 이러한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여 혈관의 구조적 개선과 기능적 효율성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되는 기존의 유산소 중심 운동 가이드라인에 복합 운동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구 페하리 교수는 "유산소 운동은 활동혈압 감소 효과가 가장 일관되게 나타났지만, 복합 운동과 HIIT 역시 매우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고혈압 성인에 대한 공식 권고안에 24시간 활동혈압 관리를 위한 중재안으로 유산소와 복합 운동이 함께 명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요가나 필라테스, 레크리에이션 스포츠의 경우 일부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었으나 임상 현장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권고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운동들은 정적인 자세 유지나 간헐적인 활동에 치중되어 있어, 심폐 기능과 근육의 대사 작용을 체계적으로 자극하는 구조화된 운동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혈압 강하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연구의 한계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복합 운동과 HIIT의 장기적인 임상 효과를 확증하기 위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의 부족이다.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는 4주 이상의 단기 및 중기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어, 수년에 걸친 장기적 시행 시의 안전성과 효과 지속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또한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연령대에 따른 맞춤형 운동 강도 설정에 대한 세부 지침 마련도 향후 과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고혈압 환자들이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적절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혈압 관리 효율을 30%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실증적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병원 밖 일상생활에서의 혈압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복합 운동이 기여한다는 사실은 약물 요법 이외의 비약물적 치료 전략으로서 운동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향후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유산소 운동과 고강도 인터벌, 복합 운동을 적절히 배분하는 정밀 운동 처방이 확산될 전망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체력 수준을 고려하여 유산소 운동의 비중을 유지하되, 주 2~3회 정도의 근력 운동을 추가함으로써 혈압 감소 효과를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법치와 효율을 중시하는 의료 체계 내에서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운동 가이드라인은 고혈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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