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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성장률 2.5%로 전격 상향… 반도체 호황 속 역대 최대 경상흑자 전망

윤근일 기자
KDI, 올해 성장률 2.5%로 전격 상향… 반도체 호황 속 역대 최대 경상흑자 전망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 높은 2.5%로 대폭 상향 조정하며 경기 확장 국면 진입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수출의 폭발적인 호조세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민간소비 역시 2.2% 증가하며 회복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7%로 함께 상향됨에 따라 고물가 대응을 위한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유연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개선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확정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중동전쟁 발발 전 제시했던 전망치에서 0.6%포인트 상향된 수치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경기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KDI는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1.7%를 기록한 점과 주요 투자은행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이같이 결정했다.

수출 부문에서는 반도체가 전체 성장을 견인하며 경상수지 흑자 폭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되었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4.6%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31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2,39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도 수출은 2.2%의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며 2,137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흑자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었다.

민간소비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득 여건 개선과 정부의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올해 2.2%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증대가 소비를 자극하는 '부의 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며, 서비스업 개선과 제조업 반등이 맞물리며 내수 전반의 온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설비투자 또한 올해 3.3%, 내년 2.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업들의 생산 능력 확충 의지가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지표는 경기 회복과 공급 측면의 리스크가 겹치며 상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 올린 2.7%로 제시했으며, 이는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91달러 수준까지 상승하고 환율이 1,475원대에서 유지된다는 보수적 가정을 전제로 했을 때, 고물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성장률 상향 조정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보다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 기여도가 더 컸기 때문이며, 반도체의 기여도만 0.3%포인트 이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정 부장은 이어 "만약 반도체 공급 능력이 빠르게 확충된다면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이며 반도체 산업의 결정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중 금리를 인상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통화당국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소득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하되 지출 효율화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보수적 기조가 강조되었다. KDI는 내년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합계가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무지출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을 취약 노령층에 집중 재편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학령인구 감소에 연동되도록 구조 조정하는 등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개혁을 촉구했다.

다만 이러한 낙관적 전망 이면에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동 분쟁이 하반기에도 해소되지 않고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어 실질 구매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등 노동계의 집단행동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해 성장 가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DI는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대해 "강도와 지속 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제 실행된다면 경제 방향성 자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하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에 대해서도 중동 리스크가 완화된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인위적인 경기 부양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른 자발적 회복과 재정 준칙 준수를 우선시하는 정책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향후 우리 경제는 올해의 강한 반등 이후 내년에는 1.7% 수준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며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자 수는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가 이를 상쇄하며 올해와 내년 각각 17만 명씩 증가하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경기 확장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 불안을 차단하고, 민간 중심의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 조합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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