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란 미사일 전력 90퍼센트 재가동 확인된 정보당국 평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공백 리스크

이겨례 기자
이란 미사일 전력 90퍼센트 재가동 확인된 정보당국 평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공백 리스크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전국 지하 미사일 시설의 90퍼센트를 복구하며 군사력을 빠르게 재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란군이 사실상 궤멸됐다는 미국 행정부의 공식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보당국의 기밀 평가 결과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퍼센트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전력이 대부분 정상화되면서 중동발 에너지 안보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군이 대부분의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회복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 평가가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란이 공습의 여파를 딛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비축량을 전쟁 이전 수준의 70퍼센트까지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군사적 능력이 산산조각 났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주장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정보당국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미사일 능력 회복을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꼽고 있다. 해당 지역 내 이란군 미사일 기지 33곳 중 30곳이 현재 작전 수행이 가능한 상태로 복구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지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해 미사일을 신속히 다른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기동성까지 갖춘 상태다.

위성사진과 감시자산 분석 결과 이란은 전국 지하 미사일 저장 및 발사 시설 중 약 90퍼센트에 대한 접근권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설은 부분적인 작전 수행만 가능하지만 상당수는 완전하게 기능하는 상태로 평가받고 있다. 시설 내부 발사대에서 직접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지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빠른 복구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미군이 공습 당시 취했던 전략적 선택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군은 이란 지하시설을 타격할 때 시설 전체를 파괴하기보다 출입구를 봉쇄하는 방식을 주로 선택했다. 이는 벙커버스터 재고가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향후 아시아 지역의 잠재적 전쟁 수행 능력을 보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북한을 상대로 한 전력 운용을 고려해 미군은 중동에서의 정밀 유도 무기 소비를 조절해야 했다. 이로 인해 이란은 전국에 배치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70퍼센트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핵심 타격 능력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지 않은 셈이다.

이번 정보당국의 분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홍보해온 전과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이란의 미사일은 산산조각이 났고 군사적으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이란군이 궤멸되어 수년간 전투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공언했다.

실제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스텔스 순항미사일 1,100기와 토마호크 1,000기, 패트리엇 미사일 1,300기 이상을 쏟아부었다. 막대한 물량을 투입했음에도 이란의 전력 복구가 확인되면서 미군의 무기 비축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진된 정밀 무기 비축량을 다시 채우는 데 최소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정보당국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즉각적인 반박에 나섰다. 백악관 공보실은 이란이 군사력을 재건했다는 주장을 망상으로 치부하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대변인 격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군의 건재를 주장하는 행위를 반역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정보기관의 이러한 평가가 국방 예산 확보나 정책적 견제를 위한 분석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미군은 국민과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막대한 전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정보당국의 회의론에 맞서 행정부의 군사적 성과를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향후 중동 정세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 복구 수준을 둘러싼 미국 내부의 정보 판단 차이에 따라 요동칠 전망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다시 강화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미치는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 미국이 무기 비축량을 회복하는 동안 이란의 군사적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미사일#전력#90퍼센트#재가동
이란 미사일 전력 90퍼센트 재가동 확인된 정보당국 평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공백 리스크 : 글로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