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보의 심장부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한미동맹의 70년 역사를 상징하는 기념 회화가 영구 전시된다. 한국 작가 설경철 씨가 제작한 이 작품은 30여만 개의 조각을 쌓아 만든 픽셀 회화로, 양국 국방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마쳤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예술 작품의 배치를 넘어 한반도 평화를 수호해 온 양국의 공고한 결속력을 미국 국방의 중심지에서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 펜타곤 청사 1층 한국전쟁 기념공간에 한미동맹의 결속을 상징하는 예술 작품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열린 제막식에는 존 노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와 김홍철 대한민국 국방부 정책실장 등 양국 국방 핵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려는 양국 국방 당국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이다.
전시된 작품은 한국의 중견 작가 설경철 씨가 제작한 대형 픽셀 회화로, 예술적 완성도와 상징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작은 그림과 사진 등 30여만 개의 조각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정교한 기법을 통해 태극 문양을 형상화했다. 국방색 계열의 바탕은 군사적 헌신을 의미하며, 그 위에 배치된 음양의 조화는 양국이 공유해 온 오랜 역사와 신뢰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존 노 차관보는 이날 축사에서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간 변화해 왔지만, 여전히 서로의 희생을 통해 맺어진 혈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한국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가장 강력한 미국의 우방 중 하나"라며 이번 작품이 양국의 우정과 파트너십이 얼마나 굳건한지를 보여주는 영구적인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한미 관계의 본질이 변치 않음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역시 이번 전시의 무게감을 더하며 국방 당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실장은 "이 작품은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국방 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그리고 동맹을 아끼는 민간의 노력이 결합된 결실"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펜타곤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걸린 것은 양국 결속력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가 성사된 배경에는 설 작가 가문의 남다른 '3대 안보 이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작가의 부친인 설명희 씨는 한국전쟁에 직접 참전하여 자유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설 작가의 아들인 제이슨 설 차장은 현재 미 육군 제1군사령부에서 미래작전 담당 차장으로 복무하며 16년째 미군 장교의 길을 걷고 있다.
제이슨 설 차장은 부친의 작품이 자신이 근무하는 펜타곤에 전시된 것에 대해 가문을 넘어선 국가적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할아버지가 한국전 당시 해병대원으로 미군과 함께 싸웠던 역사가 저를 미 육군으로 이끌었다"며 "이 작품은 두 나라가 서로를 향해 보여준 오랜 헌신을 상징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설 작가 본인 또한 2023년 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직접 국방부에 전시를 제안할 만큼 국가에 대한 기여를 고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념물 전시가 실질적인 군사 억제력 강화나 정책적 변화보다는 상징적 조치에 치중되어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동맹의 공고함은 조형물보다는 구체적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작전 통제권 등 실무적 현안의 해결에서 증명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펜타곤에 근무하는 10만여 명의 안보 전문가들이 매일 이 작품을 접하며 한국의 존재감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프트 파워를 통한 외교적 실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막식은 한미 차관보급 협의체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직후 개최되어 그 정치적 무게감을 더했다. 양국 국방 당국은 예술을 매개로 한 이번 전시가 장병들에게는 자긍심을 고취하고, 미래 세대에게는 동맹의 가치를 전달하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펜타곤은 향후에도 한국전 기념공간을 중심으로 한미동맹의 역사적 정통성을 유지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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