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해외 궐련 매출이 지난해 1조 8,77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국내 매출인 1조 5,921억 원을 넘어섰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대전공장은 분당 1만 4,000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며 전 세계 130여 개국으로 향하는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초슬림 담배 에쎄는 단일 브랜드로 해외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KT&G의 경영 지표가 국내 중심에서 해외 수출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해외 궐련 매출은 1조 8,775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 매출인 1조 5,921억 원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는 1965년 준공 이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한 대전공장의 압도적인 생산 경쟁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축구장 77개 규모에 달하는 54만 7,294㎡ 부지의 대전공장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K-담배의 심장부다. 이곳에서는 연간 420억 개비에 달하는 700여 종의 제품이 정교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분당 1만 4,000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는 초고속 설비는 글로벌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는 핵심 동력이다.
원료화 공정을 거친 각초가 흰 종이에 말려 궐련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쉴 새 없는 자동화의 연속이다. 갈퀴 모양의 장치가 담뱃잎을 고르게 풀어내고 팁 페이퍼가 필터를 부착하는 과정은 오차 없는 정밀함을 보여준다. 완성된 담배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며 분당 600갑의 속도로 포장 및 밀봉 작업이 완료된다.
생산의 마지막 단계인 적재 및 운송 과정에서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해 첨단 로봇이 활약한다. 로봇 4대가 팰릿 위에 박스를 쌓고 컨테이너로 옮기는 작업을 전담하며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현장 작업자들은 직접적인 노동 대신 모니터를 통해 시스템 전체를 통제하며 공정의 완성도를 관리하는 감시자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 시장에서의 약진은 초슬림 담배 브랜드인 에쎄의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에서 기인한다. 1996년 출시 이후 30년을 맞이한 에쎄는 현재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프리미엄 담배로 인정받고 있다. 2001년 첫 수출 이후 에쎄 단일 브랜드로만 기록한 해외 누적 매출은 1조 1,188억 원에 이른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글로벌 담배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허무는 결정적인 무기가 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향을 첨가한 전통 담배 크레텍 수요에 맞춘 전용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공략했다. 몽골에서는 냄새가 적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현지 특성을 반영해 10여 종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점유율 1위를 수성 중이다.
글로벌 130여 개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박스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문구와 함께 기니, 홍콩, 캄보디아 등 다양한 목적지가 선명하다. 이는 단순한 제조를 넘어 한국형 담배가 글로벌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대전공장은 이제 국내용 제조 시설을 넘어 글로벌 생산 기지로 변모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연 정책 강화와 ESG 경영 확산에 따른 담배 산업의 중장기적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각국의 규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확보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시장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KT&G의 해외 매출 역전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T&G 관계자는 "출시 30주년을 맞이한 에쎄는 글로벌 초슬림 담배 시장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에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여 세계적인 담배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KT&G는 대전공장의 고도화된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흥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에쎄의 성공 사례를 다른 브랜드로 확산시키고 현지 맞춤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을 결합한 K-담배의 영토 확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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