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기차 수요 정체와 재고 조정 압력에 온세미컨덕터 4.83% 급락

정휘 기자
어제 미장 리뷰

온세미컨덕터 (ON)는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83% 떨어진 93.3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 심리 위축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날 하락은 글로벌 전기차(EV) 제조사들의 잇따른 생산 목표 하향 조정과 이에 따른 실리콘 카바이드(SiC) 반도체 주문 감소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용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 특성상 전방 산업의 수요 정체는 곧바로 실적 악화 가능성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 움직임의 구체적인 배경에는 연준의 고금리 유지 정책에 따른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력을 약화시켰으며 이는 테슬라를 포함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이어졌다. 온세미컨덕터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지능형 전력 및 센싱 솔루션은 전기차의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지만 완성차 업계의 가동률 저하는 부품 공급망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이다. 온세미컨덕터는 그동안 실리콘 카바이드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경쟁사들의 증설이 완료되며 공급 과잉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기술적 트렌드가 차세대 반도체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설비 투자 비용 역시 단기적인 현금 흐름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선 산업 사이클의 변곡점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온세미컨덕터의 당면 과제는 전기차 섹터의 순환적 침체기 속에서 어떻게 마진율을 방어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단기적으로는 재고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으며 이는 주가의 추가적인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전기차 시장의 단기적 성장은 정체되었으나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과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는 여전히 온세미컨덕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주장이다. 전력 효율 극대화가 필수적인 데이터 센터와 산업용 자동화 기기 분야에서 온세미컨덕터의 제품 채택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펀더멘털 측면의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주가 흐름은 90달러 선의 기술적 지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만약 90달러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인 85달러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재고 수치가 개선되거나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구체화될 경우 100달러 선 탈환을 위한 반등 모멘텀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분기 실적 가이드라인과 고객사의 주문 잔고 추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결국 온세미컨덕터의 주가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과 전기차 생태계의 회복 속도에 동행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하락세는 시장의 효율성이 작동하며 과도했던 기대감을 덜어내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공급망 전반의 효율성이 회복되고 산업용 반도체 수요가 뒷받침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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