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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데이터 빗장' 풀린다... 국회 정무위, 개인정보 활용 특례법안 전격 의결

김영 기자
AI 산업 '데이터 빗장' 풀린다... 국회 정무위, 개인정보 활용 특례법안 전격 의결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에 수집한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비롯한 7개 핵심 법안을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은 인공지능 혁신을 위한 데이터 활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자본시장 합병 가액의 공정성 확보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 도입을 골자로 한다. 산업계는 이번 입법으로 데이터 경제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시장 질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적법하게 수집된 개인정보를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법적 통로가 열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친 경우에 한해 AI 개발 목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의 안을 통합 조정한 결과로,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확보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활용의 범위는 엄격한 안전장치와 공익적 목적이 충족되는 경우로 한정하여 무분별한 정보 노출을 방지했다. 익명 또는 가명 처리만으로는 AI 기술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정보주체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현저히 낮은 사안에 대해서만 특례가 적용된다. 특히 개인정보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기술적 보호 조치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했다.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상장법인 합병 제도 개선안도 이번 정무위 문턱을 넘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합병 시 기존의 단순 주가 기준에서 벗어나 자산 가치와 수익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가액을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기업 결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정비도 함께 이루어졌다. 하도급거래 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 개정안은 법원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자료 제출 명령권을 강화하여 피해 기업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상조 서비스 등 민생 밀접 분야의 부실 경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금융 범죄 근절을 위한 파격적인 사법적 유인책인 리니언시 제도 역시 도입이 확정되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특별법 개정안은 보이스피싱 가담자가 수사당국에 협조하거나 범죄 조직의 실체를 폭로할 경우 형량을 감경해 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점 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범죄 집단의 내부 결속을 와해시키고 수사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서민 금융 피해를 줄이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보험업계의 행정 처분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도 처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보험대리점 및 보험중개사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일률적인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여 소상공인 형태의 대리점들이 겪는 경영난을 방지하도록 했다. 이는 법 집행의 실효성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영업 중단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일부 의원들은 개인정보 활용 확대에 따른 유출 위험과 사후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보완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쿠팡 사례에서 보듯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나 AI가 학습을 끝내면 사후에 거둬들일 수 없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사후적으로라도 이용 과정에 개입하고 모니터링하여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시행령 등으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은 법안의 취지를 살려 안전한 데이터 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개인정보를 잘 보호하면서도 AI 혁신을 위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라며 "개보위가 법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힘써 준비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여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에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22대 국회 전반기 회기를 마무리한 정무위는 이번 입법 성과를 바탕으로 차기 회기에서도 시장 경제의 법치주의 확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지난 2년간의 위원회 운영에 협조해 준 위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원만한 회기 마무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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