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하나금융, 1조 원 투입해 두나무 4대 주주 등극…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메가 딜' 성사

정휘 기자
하나금융, 1조 원 투입해 두나무 4대 주주 등극…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메가 딜' 성사
©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1조 원어치를 전격 인수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하나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 4천 주를 약 1조 33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하고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요 지분을 대규모로 사들인 첫 사례로, 전통 금융권의 보수적 투자 기조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공격적 행보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하나금융그룹이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여 가상자산 업계 1위 기업인 두나무의 핵심 지분을 인수한 것은 금융 산업의 구조적 변곡점을 의미한다. 하나은행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했던 두나무 지분 228만 4천 주를 총 1조 33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주도하는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존 은행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분 인수로 하나은행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1%)과 김형년 부회장(13.10%), 우리기술투자(7.20%)에 이어 두나무의 4대 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시중은행이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의 실질적인 자산군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하나금융의 이번 행보는 함영주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비금융 부문으로의 영토 확장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함 회장은 지난 2023년 신년사를 통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 방침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바 있다. 하나금융 경영진은 전통적인 예대마진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환경과 디지털 전환 속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이미 지난 수년간 다각도의 기술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오며 이번 빅딜의 토대를 마련해 왔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올해 2월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외화 송금 서비스의 기술검증(PoC)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두나무의 '기와 체인'을 이용한 금융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하며 협력의 범위를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합종연횡은 하나금융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한국투자증권 역시 코인원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함께 제도권 금융의 자본력 및 신뢰도가 결합하여 시장 전반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대형 시중은행을 주요 주주로 맞이함으로써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자본을 확보하는 실익을 얻게 되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직면한 규제 리스크와 투명성 논란 속에서 국내 대표 금융그룹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기업 이미지 제고와 제도권 안착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결합은 단순한 지분 관계를 넘어 가상자산 산업의 공신력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지분 확보 이후에도 업비트와 케이뱅크 간의 기존 원화 입출금 계좌 제휴 관계를 존중하며, 그 이상의 고도화된 협력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단순한 계좌 제공을 넘어 외화 송금 시스템의 혁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 등 금융과 블록체인이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해외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신사업 발굴과 기와 체인 연계 서비스 개발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동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통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러한 급격한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가상자산 시장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규제 환경이 금융그룹 전체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정 거래소에 대한 대규모 지분 투자가 금융 사고 발생 시 은행의 대외 신인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적 관점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가져올 효율성과 미래 가치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전통 은행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놓칠 경우 미래 금융 생태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이번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기술적 우위를 가진 가상자산 플랫폼과 자본력 및 신뢰를 갖춘 전통 금융의 결합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하나금융은 두나무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한 결제 시스템 혁신과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망 금융 서비스는 하나금융이 추구하는 글로벌 종합 금융 그룹으로의 도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메가 딜이 국내 금융 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나금융#1조#투입해#두나무#4대
하나금융, 1조 원 투입해 두나무 4대 주주 등극…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메가 딜' 성사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