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HPE)는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전반의 조정 분위기 속에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하며 27.95달러에 장을 마치다. 이날 기록한 2.34%의 하락은 최근 AI 인프라 확충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에 대한 기술적 부담과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장 초반부터 대형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조정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는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하다.
최근 HPE가 주력하고 있는 하이엔드 AI 서버 시장의 경쟁 심화가 수익성 보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공급망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 제조사 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드웨어 부문의 마진율은 여전히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특히 델 테크놀로지스 등 경쟁사들과의 점유율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현대화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는 '그린레이크(GreenLake)' 플랫폼의 구독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서버와 스토리지 부문의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다. 경기 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인프라 교체 주기를 늦추고 있는 점이 실적 가시성을 흐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HPE의 수주 잔고와 실제 매출 사이의 괴리에 주목하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건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HPE의 AI 서버 수주 잔고는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공급망 효율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속도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하다. 이러한 매출 인식의 시차는 단기적인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HPE의 밸류에이션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평가되었다는 역발상적 분석도 제기되다. AI 테마에 편승하여 주가가 기업의 내재 가치보다 빠르게 상승했다는 지적으로,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특히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열풍이 한풀 꺾일 경우,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다.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경우, 자본 집약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이자 비용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며 주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유도하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HPE 주가는 26.50달러 선의 기술적 지지 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며 25달러 초반까지 추가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하반기에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30달러 선의 저항선을 재돌파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영업이익률의 실질적인 개선 여부를 최우선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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