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물고기알에서 추출하던 천연 자외선 차단 물질인 '가두솔'을 대장균을 이용해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조작 미생물을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수율을 93배 이상 끌어올리며 산업적 활용의 길을 열었다. 이번 성과는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기존 화학 성분을 대체할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장난대학 핑 장 연구팀은 제브라피시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이식해 천연 자외선 차단 성분인 가두솔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절과 배양 공정 최적화를 통해 리터당 생산량을 초기 45.2㎎에서 4.2g으로 비약적으로 증대시켰다. 이는 실험실 단계의 성과 중 매우 고무적인 수치로 평가받으며 향후 천연 성분 시장의 공급 체계를 바꿀 혁신적 기술로 꼽힌다.
가두솔은 물고기알과 산호초 등 해양 생물에 존재하는 사이클로헥세논 계열의 화합물로 강력한 자외선 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파장 296㎚ 내외의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해양 생물의 배아와 조직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항산화 활성 또한 뛰어나 노화 방지 및 피부 보호를 위한 고부가가치 원료로 활용 가치가 높다.
그동안 가두솔은 어류의 조직에서 직접 추출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으나 낮은 수율과 높은 비용이 산업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기존 어류 유래 추출 방식의 생산량은 리터당 245㎎ 수준에 머물러 대량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환경적 비용과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 세포 공장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선회했다.
기술의 핵심은 제브라피시 유래 효소 유전자인 EEVS와 MT-OX를 대장균에 도입하여 생합성 경로를 재구성한 데 있다. 연구팀은 소형 RNA 기반의 대사 조절 기술을 적용하고 핵심 효소를 개량하여 대장균 내부의 대사 흐름을 최적화했다. 이어 5리터 규모의 유가식 배양 공정을 통해 영양분을 단계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결과적으로 가두솔의 생산 속도는 시간당 리터당 0.26g에 달했으며 최종 회수율은 85퍼센트를 기록했다. 핑 장 연구원은 "가두솔은 자외선으로부터 생물을 보호하는 핵심 물질이지만 자연계 존재량이 적어 추출 효율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생물 세포 공장은 실험실의 발견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생산된 가두솔의 효능은 기존 항산화제 및 화학 차단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실험 결과 가두솔 1그램은 비타민C 0.8그램과 대등한 항산화 능력을 보였으며 0.1그램의 소량으로도 뚜렷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현재 널리 쓰이는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타늄 등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의 대안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존의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은 피부 침투 가능성과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인체 및 환경 안전성 측면에서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반면 천연 유래 물질인 가두솔은 생체 친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화장품 및 제약 산업에서 더욱 안전한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가두솔이 인체와 해양 생태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차세대 성분임을 입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생물 배양 방식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정제 과정에서의 경제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 설비 구축 비용이 기존 추출 방식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은 시장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장기적인 환경 규제와 소비자 선호 변화를 고려할 때 기술적 우위는 확실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연구팀은 가두솔 생산 공정을 더욱 고도화하여 생산 단가를 낮추고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응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천연 자외선 차단제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미생물 합성 기술은 글로벌 뷰티 산업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제조 공법의 확산은 이제 선택이 아닌 시장 경쟁력을 결정짓는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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