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파업 철회를 위한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노조는 DS 부문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과 연봉 50% 상한 폐지의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영진은 기존 성과급 체계 유지를 고수하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사후조정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정부의 강력한 중재 의지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직접적인 대화 호소가 맞물리며 성사된 극적인 국면 전환의 결과물이다. 노사는 핵심 쟁점인 성과급 산정 기준과 상한 폐지 제도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본부에서 박수근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는 가운데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고 노사 간 이견 조율에 나선다. 앞서 진행된 마라톤협상이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입장 차로 결렬된 이후 정부가 다시 한번 중재의 장을 마련하면서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대화 창구가 열린 셈이다. 노조가 당초 거부했던 추가 조정을 수용함에 따라 양측은 파업 돌입 전까지 남은 72시간 동안 집중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직후 귀국길에서 노사 화합을 강조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에 나섰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과 삼성 가족 여러분은 한 몸이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책임 경영의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노조원들에게 삼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역시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 위원장과 경영진을 잇달아 면담하며 성실한 교섭과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사태 해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러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설득은 노사가 다시 협상장에 복귀하여 실무적인 논의를 재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교섭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노조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여 기존 대표교섭위원을 여명구 DS피플팀장 부사장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새 교섭위원으로 선임된 여 부사장은 사전 미팅에서 노사 신뢰 회복을 위한 사과와 함께 향후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약속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이러한 사측의 변화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주말 동안 구체적인 요구안 관철을 위한 전략을 가다듬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쟁점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여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연봉의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선을 영구적으로 폐지하고 이를 단체협약 등에 명문화할 것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제안으로, 기업 운영의 유연성과 수익성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가장 큰 갈등의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진은 기존의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면서도 특별 포상안을 통한 절충안을 검토 중이다. 영업이익에 연동된 경직된 성과급 구조는 기업의 미래 투자 재원을 고갈시키고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하되 경영 효율성과 시장 질서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비용 부담을 과도하게 높여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성과와 무관하게 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은 자칫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장기적인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합리적인 보상 체계 확립이 우선되어야 하며 무리한 요구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최종 사후조정 회의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의 생산 현장이 사상 초유의 멈춤 사태를 맞이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성실 교섭을 약속하며 대화의 불씨를 살린 만큼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간극이 워낙 커 진통이 예상된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경영 대책 마련과 함께 노사 상생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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