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를 사흘 앞두고 중앙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사후조정 테이블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최종 담판에 나선다.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며 영업이익의 최대 10%를 추가 배분하는 안으로 맞서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양측이 성과급 재원 규모와 제도화 여부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를 통해 파업 전 마지막 교섭을 진행한다. 이번 협상은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의 실현 여부를 결정짓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평가받는다. 양측은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이를 명문화하는 제도화 방식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금(OPI) 산정 방식인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하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 원을 기준으로 할 때, 노조 요구안인 15%는 약 4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 1인당 평균 5억 8,000만 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수치다.
사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존 OPI 체계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상회할 경우, 기존 성과급 외에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로 배분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다. 사측 안을 적용하면 반도체 임직원 1인당 평균 수령액은 지난해 OPI를 포함해 약 4억 3,00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영업이익의 12%를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중노위 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기존 OPI에 더해 영업이익의 12%를 추가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반도체 임직원당 평균 수령액은 약 5억 1,000만 원 선으로 노사 양측 요구안의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성과급 지급 기준의 고정적 제도화 여부도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노조는 사측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었다며 영업이익 15% 배분과 상한 폐지를 명확히 규정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미래 투자 재원을 잠식하고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과도하게 벌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영구적 제도화 대신 3년간 제도를 시행한 뒤 재논의하는 유연한 제도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노위 역시 경영 성과가 유지되는 경우에 한해 지속 적용하자는 입장을 보여 노조의 고정적 제도화 요구와는 거리를 두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상한 폐지에 합의한 선례가 있어 노조가 사측의 유연한 제도화 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개별 사업부에 배분하는 비율을 두고도 노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메모리 외 사업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부문 전체에 70%, 사업부별로 30%를 배분할 것을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부문 전체 60%, 사업부별 40%의 배분 비율을 제시하며 개별 사업부의 성과 기여도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 최승호 위원장은 "과거 회사가 성과가 좋을 때 적립했다가 적자 시 보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구두 약속이나 불명확한 명문화는 더 이상 믿을 수 없으며, 반드시 명확한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과거 보상 체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발생할 수십조 원 규모의 생산 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발생할 파업은 국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 유지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는 대타협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이번 교섭이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하며 노사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파업 강행 시 긴급조정권 발동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노사를 압박했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생산 라인의 중단만큼은 법치와 효율성 차원에서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결국 이번 사후조정의 성패는 성과급 재원 비율을 12~13% 수준에서 합의하고, 주식보상제도(OPI 주식보상)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1차 조정에서 논의된 주식 보상 확대 방안은 사측의 현금 유동성 부담을 줄이면서도 노조의 실질적 수령액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 노사가 극적인 합의에 이를 경우 삼성전자는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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