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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발 인플레 공포에 美 주택대출 금리 6.49% 돌파…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 심화

윤근일 기자
이란전쟁발 인플레 공포에 美 주택대출 금리 6.49% 돌파…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 심화
©연합뉴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6.49%까지 치솟으며 부동산 시장의 거래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일주일 만에 0.04%포인트 상승하며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던 지난해 9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봄 성수기를 맞은 주택 시장의 매수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과 맞물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금리정보업체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18일 기준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49%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추진해 온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노력은 지정학적 위기라는 암초를 만나 무색해진 형국이다. 정부는 대규모 주택저당증권 매입 방침을 밝히며 올해 초까지 금리 하락 흐름을 유도했으나 중동발 전쟁이 모든 수포를 돌려놓았다.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하락하던 금리는 가파른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전개된 장기 국채 투매 현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채 가격 하락은 수익률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민간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 금리를 즉각적으로 끌어올린다. 지난 15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1% 선을 돌파하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인플레이션과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로 인해 국채 금리가 동반 폭등하며 글로벌 금리 상단을 높이고 있다. 영국은 키어 스타머 총리의 거취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채권 매도세를 촉발하며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일본 역시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고금리 기조에 불을 지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채권 수익률 상승 기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단계에 진입했다는 비관적인 진단을 내놓고 있다. 킴 크로포드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금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채권 수익률의 바닥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며 고금리 환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연준의 통화 정책 완화 의지가 여전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현재의 금리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저지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러한 낙관적 시나리오가 시장 전반의 대세로 자리 잡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고공행진은 봄 성수기를 맞이한 미국 주택 시장의 거래량 회복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402만 건으로 전월 대비 불과 0.2% 증가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이는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3월의 부진을 씻어내지 못한 수치로 잠재적 매수자들이 고금리 부담에 관망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인 거래 부진의 늪에 빠질 위험이 커진 상태다. 고금리가 지속될수록 신규 주택 수요는 위축되고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매물 출회도 억제되는 이른바 '잠김 효과'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향후 중동 사태의 전개 양상과 인플레이션 지표의 향방이 미국 주택 시장의 생사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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