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8개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산업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컨소시엄당 연간 최대 50억 원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31개 협력 중소·중견기업의 저탄소 설비 구축과 탄소발자국 산정을 지원하여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와 국내 주요 산업군을 대표하는 8개 대기업이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생태계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도 산업 공급망 탄소파트너십 사업에 참여할 8개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하고 이를 통해 수출 전선에 놓인 중소·중견기업의 그린 전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업은 개별 기업의 감축 노력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탄소 경쟁력을 강화하여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같은 무역 장벽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선정된 컨소시엄의 주관 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SK하이닉스, 포스코, LG전자, HD한국조선해양, 삼성디스플레이, HL만도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가전 등 한국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핵심 업종으로 구성되어 산업 전반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들 주관 기업과 함께 총 31개의 협력 중견·중소기업을 매칭하여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병행한다.
정부는 협력기업이 탄소 감축 설비를 구축할 때 발생하는 비용의 최대 50%에서 60%를 직접 지원하여 투자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 재정 지원 외에도 제품의 탄소발자국 산정을 위한 전문 컨설팅과 산정 결과에 대한 제3자 검증 등 행정적 절차도 함께 지원 항목에 포함됐다. 컨소시엄당 지원 규모는 1년 기준 최대 50억 원에 달하며 이는 민간의 자발적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
주관 기업인 대기업들은 협력기업의 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금 지원이나 무이자 대출 등 다양한 상생 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단순히 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영 및 관리 비용을 분담하고 교육을 통해 협력사의 자체적인 탄소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차별점이다. 이는 대기업이 주도하여 공급망 전체의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려는 시장 질서 확립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각 컨소시엄은 업종별 특성에 최적화된 네 가지 지원 모델을 채택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현대차·기아는 1차와 2차 협력사를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연쇄 지원형 모델을 통해 자동차 부품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을 관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통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원을 집중하여 공급망 내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감축 효과를 배가하는 연결 시너지형 모델을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협력사의 감축 설비 유지비를 지원하고 여기서 발생한 감축 성과를 외부 사업으로 전환하는 성과 활용 확장형 모델을 도입한다. 포스코는 철강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중소 및 중견 규모의 고객사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다운스트림 지원형 모델을 통해 전방위적인 탄소 관리에 나선다. 이러한 맞춤형 구조는 각 산업이 처한 고유의 생산 공정과 공급망 구조를 반영하여 실질적인 감축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한 연간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은 약 2만 톤 규모로 추산되며 이는 국내 산업계의 자발적 감축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 배출 데이터의 투명성이 요구되는 추세에 맞춰 중소기업들이 적기에 탄소 규제 대응력을 갖추는 것은 국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탄소국경조정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사업은 수출 기업들의 잠재적 비용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간담회에서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글로벌 탄소규제의 파고를 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그린전환의 성공모델을 발굴·확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전문가들 역시 민관 합동의 공급망 관리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저탄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필수적인 요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의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향후 지원 대상과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탄소 감축 설비를 운영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설비 도입 이후 지속적인 유지 보수와 탄소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 발생은 영세한 협력업체에 또 다른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단순한 설비 지원을 넘어 장기적인 인력 양성과 운영 효율화 시스템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산업 공급망 탄소파트너십 사업은 개별 기업의 규제 대응을 넘어 산업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 감축이 더 이상 비용이 아닌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민간 주도의 상생 협력 모델은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법치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