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충남 보령 아파트 단지서 7세 여아 SUV에 치여 참변... 50대 운전자 '치사 혐의' 입건

이겨례 기자
충남 보령 아파트 단지서 7세 여아 SUV에 치여 참변... 50대 운전자 '치사 혐의' 입건
©연합뉴스

 

충남 보령의 한 아파트 단지 내부 도로에서 7세 여아가 SUV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고를 낸 50대 운전자는 음주나 약물 복용 상태는 아니었으나,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나온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충남 보령시 죽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7세 여아 A양이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도 소방본부와 보령경찰서의 조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1분경 50대 남성 B씨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단지 내 도로를 주행하던 중 A양을 충격했다. 사고 직후 A양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긴급 구조 조치를 받았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시행하며 A양을 인근 병원으로 즉시 이송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여 보다 전문적인 외상 치료가 가능한 천안 단국대병원으로의 재이송을 위해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A양은 닥터헬기를 통해 이송되던 과정에서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를 일으킨 SUV 운전자 B씨에 대한 경찰의 기초 조사 결과, 음주나 약물 투여 등의 위법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직후 B씨를 대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고 간이 약물 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운전자의 심신 상태 결함보다는 전방 주시 태만이나 시야 확보의 어려움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경찰은 사고 당시 주차된 차량들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씨는 경찰 진술에서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A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미처 제동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사유지에 해당하여 일반 도로보다 법적 규제가 느슨한 경우가 많으나, 보행자 보호 의무는 여전히 엄격히 적용된다.

보령경찰서는 B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여 정식 수사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단지 내 설치된 CCTV 자료를 전량 확보하여 사고 당시의 정확한 주행 속도와 과실 여부를 정밀 분석 중이다"라고 밝혔다. 법치와 원칙에 의거하여 운전자의 주의 의무 위반 여부를 철저히 따져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의 구조적 결함과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문제가 이번 참변의 간접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운전자의 개별적 과실과는 별개로 보행자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는 단지 내 교통 환경이 사고를 키웠다는 목소리다. 이는 단순히 개별 운전자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아파트 단지 내 도로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경고한다. 한 교통 전문가는 "단지 내 도로는 보행자와 차량의 동선이 분리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상시 공존하는 구역이다"라며 "과속 방지턱 설치와 속도 제한 시설 확충은 물론 운전자의 철저한 저속 주행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보행자 보호를 위한 시장 질서와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향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사고 재현 및 차량 데이터 분석을 이어가며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법적 기준 강화와 입주민들의 안전 의식 제고가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단지 내 서행 운전과 보행자 보호 의무 준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 덕목으로 다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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